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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음담패설로 낙마 위기

입력 | 2016-10-10 03:00:00

유부녀 유혹-여성 성기 등 거론… 11년전 동영상 보도돼 일파만파
美공화 의원들 사퇴 촉구 잇따라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70·사진)가 11년 전 여성의 성기와 유부녀와의 혼외정사 시도 등을 거론한 음담패설 동영상이 공개돼 선거를 한 달 앞두고 낙마 위기에 빠졌다.

 워싱턴포스트가 7일(현지 시간) 입수해 보도한 동영상에 따르면 트럼프는 2005년 NBC방송의 ‘액세스 할리우드’라는 프로그램 녹화를 앞두고 진행자에게 “당신이 (나처럼) 스타면 그들(미녀)은 뭐든지 하도록 허용한다. 여성의 성기(p****)를 움켜쥐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낸시에게 접근했는데 실패했다. 성관계(f***)하려 했는데 그녀는 결혼한 상태였다”고 했다.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대선 후보는 “끔찍하다”고 했고 조 바이든 부통령은 “이건 외설적인 게 아니라 성폭행 그 자체”라고 비난했다.

 공화당 의원 20여 명도 잇달아 성명을 내고 트럼프의 후보 사퇴를 촉구했다. 공화당 서열 3위인 존 튠 상원 상무위원장은 “부통령 후보인 마이크 펜스가 대선 후보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2008년 대선 후보였던 존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장 등은 트럼프 지지를 철회했고, 폴 라이언 하원 의장과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도 비판 성명을 냈다. 라이언 의장은 “트럼프의 발언은 역겹다”고 비난했다.

 트럼프는 트위터와 동영상 성명을 통해 사과했지만 후보 사퇴 요구는 일축했다. 그는 8일 성명에서 “(르윈스키 스캔들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나와 달리) 실제로 여성을 희롱했다. 절대 후보직을 사퇴하지 않을 것이며 지지자들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언론은 9일 열리는 대선 후보 2차 TV토론에서 트럼프의 음담패설과 빌 클린턴의 여성 편력 이력 등이 최대 이슈로 거론되며 이번 대선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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