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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의 뿌리는 몽골 파스파문자? 주장하는 근거 보니…

입력 | 2016-10-06 15:14:00



한글의 뿌리는 몽골제국의 파스파문자라는 주장이 재차 제기됐다.

정광 고려대 교수


정광 고려대 명예교수(76·사진)는 지난달 30일 가천대에서 열린 '유라시아 문명과 알타이' 국제학술대회에서 "파스파문자의 43자모는 한글의 초성 32자, 중성 및 종성 11자를 합친 43자와 정확하게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파스파 문자는 티베트 출신 승려로 몽골 국사(國師)에 오른 파스파가 원나라 세조(쿠빌라이 칸)의 명령에 따라 창제한 것이다.

앞서 해외 언어학계는 한글이 파스파문자로부터 큰 영향을 받았다고 주장해왔으나, 국내 학계는 한글의 독창성을 들어 이를 부인하고 있다.

정 교수는 논문에서 "(우리나라를 포함해) 알타이계통 언어를 사용하는 민족들은 한자문화에 동화되기 어려웠다"며 "교착적인 문법구조를 가진 자신들의 언어를 표기하기에 한자는 적당하지 않아 새로운 문자를 만들어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7세기 이후 중국 북방민족들이 새로운 국가를 세우면 문자를 제정하기 시작했는데 조선도 이를 본받아 건국과 더불어 한글을 창제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이성계의 가계(家系)가 몽골과 연관성이 깊은 것도 주목할 만하다는 설명이다. 이성계의 아버지인 이자춘은 원나라에서 벼슬을 지냈으며, '울루스 부카'라는 몽고식 이름으로 개명하기도 했다.

김상운 기자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