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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에 북핵 터지면 최대 125만명 사망…핵무기 종류별 위력보니

입력 | 2016-09-29 13:08:00


사진=캐슬브라보 폭발 실험 장면

강력한 폭음과 섬광. 하늘 끝까지 집어삼킬 기세로 솟구치는 버섯구름.

영화 속에 등장하는 핵무기는 상상을 초월하는 위력을 가진 것으로 묘사된다. 최근 북한의 연이은 핵실험으로 핵에 대한 국민적인 우려도 높아지고 있지만 막상 실제 핵무기의 위력을 올바르게 가늠하기란 쉽지 않다. 진짜 핵무기는 어떤 위력을 가졌을까. 만일 서울 시내에 핵무기가 터진다면 얼마나 큰 피해를 입을까.

● 서울 용산구에 北 핵무기 터지면 최대 125만 명 사망

1945년 8월 6일 일본 히로시마 상공에서 폭발한 세계 최초의 핵무기 '리틀보이'는 농축도 93.5%의 60㎏짜리 우라늄235 덩어리 2개를 부딪혀 핵폭발을 일으켰다. 이 폭탄 1발로 히로시마 지역 6.4㎢가 쑥대밭이 됐다. 사망자는 14만 여명. 사흘 후 나가사키에 투하된 '팻맨'은 폭탄 내부에서 고성능 폭약을 터뜨려 발생한 충격파로 핵물질 '플루토늄'을 재차 폭발시키는 형태다. 반경 2.5㎞가 피해를 입었다. 사망자는 7만 여명.

북한의 핵무기는 가장 위력이 컸던 5차 핵실험으로 가늠해도 리틀보이나 팻맨 수준의 구형 원자폭탄 수준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수준의 핵무기도 대단한 위협이다. 현재 서울의 인구밀도는 당시 히로시마나 나가사키보다 훨씬 높기 때문이다.

2004년 미국 '천연자원보호협회(NRDC)'는 미 국방부 산하 국방위협감소국(DTRA) 컴퓨터 모델을 이용해 서울 용산구 500m 상공에서 히로시마 원폭과 유사한 15kt(킬로톤, 1kt은 TNT 1000t의 위력) 핵폭탄 1기가 폭발할 경우 얼마나 많은 피해가 생길지를 분석했다.

이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반경 4.5㎞ 이내 지역에서는 모든 건물이 반파 이상의 피해를 입는다. 광화문 등 서울 중심가 대부분 쑥대밭이 되는 셈이다. 폭발 직후 사망하는 시민은 40만 명, 그 뒤 화상과 낙진 오염 등으로 죽음에 이르는 사람도 22만 명을 넘어 도합 62만 명의 사망자가 생긴다. 만약 낙진이 최대치로 늘어나면 125만 명까지 사망자가 늘어날 우려도 있다. 서울 시내 인구의 10분의 1이 사망할 수 있는 셈이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10kt 이하의 작은 핵만 폭발해도 12만5000명~20만 명가량이 사망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수소폭탄 미국 뉴욕 맨해튼에 떨어지면 건물의 4분의 3 사라져

핵폭탄은 핵분열 에너지를 사용하는 원자폭탄과 핵융합 에너지를 사용하는 수소폭탄으로 나뉜다. 일반적으로 수소폭탄의 파괴력은 원자폭탄의 1000배에 이른다. 정말 강력한 '수소폭탄'이 폭발하면 어떤 피해가 생길까.

미국 뉴스매체 '볼레틴'은 지난해 800kt의 핵폭탄이 맨해튼에 떨어졌을 때의 비극적 현실을 소개했다. 800kt로 설정한 것은 러시아가 가진 1000여 개의 핵무기 중 700여개가 800kt 급이기 때문이다. 이 분석에 따르면 반경 8~11㎞ 이내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일순간에 사라진다. 뒤이어 화염이 1초 만에 1.6㎞씩 이동하며 맨해튼 건물의 4분의 3을 쓸어버릴 걸로 예상했다.

이보다 훨씬 더 강력한 한 위력의 핵무기도 여럿 존재한다. 이 중 가장 강력한 핵무기는 러시아가 1961년 실험한 '차르봄바(RDS-220)'가 꼽힌다. 폭발력은 50Mt(메가톤, 1Mt은 TNT 100만t의 위력) 정도로 리틀보이 보다 3800배 정도 강력하다. 4200m 높이에서 투하했음에도 화염이 비행기까지 닿았다. 후폭풍이 1000㎞ 떨어진 핀란드의 유리창을 깰 정도였다. 웬만한 도시 하나는 일순간에 사라질 위력이다.

안진수 전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 책임연구원은 "원자폭탄은 아무리 크게 만들어도 500kt 급 위력이 한계"라며 "반면 수소폭탄은 이론적으로 위력에 한계가 없는 가공할 무기"라고 말했다.

권예슬 동아사이언스기자 ys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