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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사 운동화 15만켤레 납-카드뮴 범벅

입력 | 2016-09-29 03:00:00

9종 중 4종 뒤축 보강재서 검출… 안전기준치 없어 제재도 못해




 병사들이 일과를 마친 뒤 생활관, 식당 등에서 착용하는 보급용 운동화(체련화) 중 15만 켤레가량이 뇌신경계에 영향을 미치는 납과 발암물질로 알려진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등 유해물질에 오염된 제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새누리당 김학용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군에 납품된 운동화 9종에 대해 김 의원실이 섬유제품 등 유해성을 분석하는 FITI시험연구원에 성분 분석을 의뢰한 결과 운동화 4종의 뒤축 보강재에서 납, 카드뮴,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등 유해물질이 다량 검출됐다. 뒤축 보강재는 운동화가 구겨지는 것을 방지하려고 넣는 재료다. 지난해 말부터 군에 납품된 운동화는 58만여 켤레인데, 이 중 문제가 된 뒤축 보강재를 사용한 제품은 14만5406켤레(약 26억 원어치)에 달했다.

 납이나 카드뮴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뇌신경계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나 구토, 두통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는 내분비계 장애와 암을 유발하는 물질로 알려졌다.

 현행 국가통합인증마크(KC) 제도는 유아용을 제외한 운동화에 대해선 납, 카드뮴, 프탈레이트 가소제 안전기준치를 따로 정하지 않고 있다. 문제가 된 4종의 운동화 중 3종에서는 납이 kg당 964mg, 994mg, 1615mg이 각각 검출됐는데, 이는 유아용 운동화 안전기준치인 90mg의 10.7∼18배에 달한다.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는 유아용 운동화의 경우 0.1% 이하를 안전기준으로 정하고 있지만 문제의 운동화 4종에선 이보다 14∼47배 높은 1.41∼4.67%가 검출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운동화 4종은 KC 제도가 정한 유해물질 안전요건에는 모두 부합하지만 유해성 논란이 제기된 만큼 향후 운동화 구매요구서에 친환경 소재를 쓰라는 내용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