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종 중 4종 뒤축 보강재서 검출… 안전기준치 없어 제재도 못해
병사들이 일과를 마친 뒤 생활관, 식당 등에서 착용하는 보급용 운동화(체련화) 중 15만 켤레가량이 뇌신경계에 영향을 미치는 납과 발암물질로 알려진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등 유해물질에 오염된 제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새누리당 김학용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군에 납품된 운동화 9종에 대해 김 의원실이 섬유제품 등 유해성을 분석하는 FITI시험연구원에 성분 분석을 의뢰한 결과 운동화 4종의 뒤축 보강재에서 납, 카드뮴,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등 유해물질이 다량 검출됐다. 뒤축 보강재는 운동화가 구겨지는 것을 방지하려고 넣는 재료다. 지난해 말부터 군에 납품된 운동화는 58만여 켤레인데, 이 중 문제가 된 뒤축 보강재를 사용한 제품은 14만5406켤레(약 26억 원어치)에 달했다.
납이나 카드뮴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뇌신경계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나 구토, 두통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는 내분비계 장애와 암을 유발하는 물질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운동화 4종은 KC 제도가 정한 유해물질 안전요건에는 모두 부합하지만 유해성 논란이 제기된 만큼 향후 운동화 구매요구서에 친환경 소재를 쓰라는 내용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