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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맥없이 끝난 금융 파업, 귀족노조 투쟁시대는 갔다

입력 | 2016-09-24 00:00:00


 성과연봉제 도입 반대를 내건 어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총파업이 저조한 참여율로 끝났다.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 총파업 집회에는 조합원 약 10만 명 중 9만 명 이상이 참가할 것이라는 노조의 호언과 달리 주최 측 추산 7만5000명, 정부 추산 1만8000명 정도가 참가했다. 은행 업무 대부분이 이미 인터넷과 모바일 뱅킹으로 이뤄지고 있어 일각에서 우려했던 ‘금융 대란’도 일어나지 않았다.

 금융노조는 사측의 방해가 심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1만8000명쯤 없어도 별 지장 없는 금융권 현실을 직시하기 바란다. 글로벌 금융계는 인터넷 전문은행과 핀테크 스타트업의 도전, 업권 칸막이를 벗어난 치열한 경쟁으로 뜨겁다. 국내 금융만 연공서열에 안주한 보신주의, 예대마진에 기댄 안이한 영업으로 글로벌 경쟁력이 아프리카 수준이다. 그런데도 평균 연봉이 9000만 원, 1인당 국내총생산(GDP) 대비 2.03배로 미국(1.01배), 일본(1.46배)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

 성과연봉제 도입이 쉬운 해고로 이어질 것이라는 금융노조 주장도 국민의 공감을 얻기 어렵다. 철밥통 금융노조 때문에 실력 있는 청년 세대가 금융권 취업 기회를 놓치는 현실이다. 매년 자동으로 임금이 오르는 연공서열제는 노동력이 부족했던 고도성장기에나 어울리는 제도였다. 연공제의 본고장인 일본도 1970년대 직능급제, 2000년대 역할급제를 도입해 성과주의를 확산시켰다. 한국의 기득권 노조가 과거의 유물인 연공제를 고수하겠다는 것은 변하기 싫으니 공멸하자는 주장과 다를 바 없다.

 금융노조의 ‘선도 파업’에 이어 다음 주에는 철도노조 등 공공노조가 무기한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1996년 말 김영삼 정부의 노동개혁법이 노조의 총파업으로 무산된 뒤 외환위기를 맞았던 과거를 되풀이할 순 없다. 생산성만큼 임금이 주어지는 것이 공정성이고, 성과연봉제는 노동 금융 공공 개혁의 핵심 이슈다. 안정된 직장에서 고액 연봉을 받는 금융·공공노조가 ‘금밥통’을 바꾸지 못하겠다고 투쟁을 벌이는 것을 곱게 볼 국민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