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M6’의 초반 돌풍이 거세다. 지난달 22일 시작된 사전계약 물량은 약 한 달 만에 8800대를 넘어서며 앞서 출시된 중형세단 SM6의 명성을 잇는 분위기다.
QM5의 풀체인지 후속 모델로 3년 6개월 동안 총 3800여억 원의 개발 비용이 투자된 QM6는 지난 6월 부산모터쇼를 통해 대중에 첫 공개된 이후 현대차 싼타페와 기아차 쏘렌토가 주류를 이룬 국내 중형 SUV 시장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며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지난 21일 충북 제천 일대에서 펼쳐진 QM6 미디어 시승회를 통해 르노삼성의 신형 중형 SUV의 경쟁력을 알아봤다.
먼저 외관 디자인은 앞서 출시된 SM6와 패밀리룩을 이루며 르노의 신규 디자인 언어를 계승했다. 국내 SUV 최초로 적용된 레드 퓨어 비젼(LED PURE VISION) 헤드램프와 3D 타입 LED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는 단정하고 깔끔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다만 대시보드, 도어 패널, 동승석 전면부 등 곳곳에 들어간 플라스틱 재질은 경쟁 모델에 비해 고급스러움을 느낄 수 없었다. 또한 운전자 왼발이 위치하는 부분은 일반 차량에 비해 좁아 크지도 않은 발이 계속 불편하게 느껴진다. 운전자에 따라 호불호가 나뉘겠다.
이밖에 센터페시아 8.7인치 세로형 터치스크린 패널은 스마트폰에 익숙한 세대라면 매뉴얼이 필요 없을 정도로 조작이 쉽다. 하지만 조금 만지다 보면 지문으로 얼룩져 볼수록 찜찜한 기분을 지울 수 없다.
다만 QM6는 뒷좌석 무릎공간이 동급 최대인 289mm에 달하는 부분이 가장 큰 장점이다. 또한 각 좌석 시트는 상하좌우 방향 착좌감이 우수하고 1열의 경우 세미 버킷시트를 채택해 코너링 시 몸을 단단히 잡아주는 부분이 만족스럽다.
이밖에도 경쟁모델 대비 2열 등받이 및 위치 조절이 불가능한 부분은 편안한 시트 착좌감으로 인해 일부 리클라이닝의 불만이 일부 상쇄된다. 하지만 2열 탑승 시 앞좌석 헤드레스트 크기와 높이로 인해 전면부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 부분은 개선이 필요하겠다.
차량 실내에서 소음 원인을 분석해 그에 맞는 반대파를 발생함으로써 디젤 엔진 특유의 소음을 상쇄 시켜주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ANC)’ 시스템 탑재 탓에 QM6의 엔진 소음은 디젤 엔진 중에는 조용한 편이다.
또한 엔진의 전반적인 회전질감은 매끈하다. 100km/h로 정속주행 시 회전수는 1800rpm 정도에 머물고 초기 가속은 부드럽게 차체를 움직인다. 7단 수동모드를 지원하는 무단변속기 역시 높은 직결감과 함께 이 같은 주행질감에 중요 역할을 담당한다.
QM6에는 17인치와 19인치에는 금호타이어, 18인치에는 넥센타이어가 장착된다. 승차감은 부드럽고 디젤 소음은 줄어든 반면 시트와 스티어링 휠로 전달되는 진동은 평균 이하의 느낌이다. 조금 높은 엔진 회전수에서 특히 노면 상황에 따라 운전자에게 전달되는 불쾌한 진동은 개선이 필요할 듯하다.
QM6의 최상위 트림 RE 시그니처 4WD 풀옵션 장착 차량의 정부 공인 복합연비는 11.7km/ℓ이다. 이날 고속도로에서 절반 이상을 달리고 구불구불한 와인딩 코스가 일부 포함된 시승코스를 달린 후 계기판 평균연비는 9.7km/ℓ를 기록했다.
초기 사전계약 반응은 디자인과 가격 경쟁력에 대한 소비자 평가다. 여기에 주행성능과 내구성 등의 상품성이 일부 검증 된다면 지속적인 판매 성장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앞으로 르노삼성이 계획한 QM6 월 판매목표 5000대 달성이 무난히 이뤄질지 지켜 볼 일이다.
제천=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hoon14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