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남공작 업무 뺏어오려다 실패 이권 싸고 김정은 측근끼리 충돌… 김영철, 패배후 ‘혁명화 교육’
소식통에 따르면 1월 통일전선부장으로 임명된 김영철은 5월 열린 노동당 7차 대회에서 통전부 산하 조국평화통일위원회를 국가기구로 승격시켰다. 이어 보위부의 대남공작권을 차지하려 했지만 김정은의 신임이 큰 김원홍에게 밀렸다.
이 싸움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김영철을 한 달 동안 형식적 ‘혁명화’를 보내는 것으로 일단락됐다고 한다. 김정은이 김원홍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통일부는 지난달 31일 김영철이 ‘고압적인 자세와 통전부 확대 추구의 과정에서 권한 남용’으로 7월 중순부터 8월 중순 사이 혁명화 과정을 거쳤다고 발표했다.
최근 몇 달간 북한의 대남 공세에서 나타났던 불협화음도 통전부와 보위부가 대남공작 주도권을 둘러싸고 이전투구를 벌인 결과로 추정된다. 통전부는 난수방송 재개와 ‘8·15 광복절 기념 통일대회합’ 공세로 공작 능력과 대규모 남북 이벤트 성사 능력을 보여주려 한 반면 보위부는 7월 중순 납치한 탈북자 고현철 씨 기자회견 등으로 공작 정치 능력을 과시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싸움에선 김원홍이 이겼지만 최근 보위부 내분이 커지면서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최근 대북제재로 돈줄이 마르자 보위부의 각 계파가 서로 상대가 보호해주던 돈줄을 건드리는 살벌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