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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美中회담서 “사드 반대” 시진핑, 동북아 평화 깨자는 건가

입력 | 2016-09-05 00:00:00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3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항저우(杭州) 정상회담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반대를 명확히 했다. 시 주석은 “중국은 미국이 사드 시스템을 한국에 배치하는 데 반대한다”며 “미국 측에 중국의 전략적 안전(안보) 이익을 실질적으로 존중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동맹국 안보를 흔들림 없이 지켜나갈 것”이라며 기존 입장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중국 인권문제까지 정면으로 거론했고 시 주석은 “내정간섭”이라고 받아쳤다. 지금까지 다섯 차례 정상회담을 했던 양측이 이처럼 갈등을 드러낸 것은 처음이다.

이번 회담은 사드가 한반도를 넘어서 미중 국익이 직접 충돌하는 문제임을 보여주었다. 미중의 첨예한 갈등은 대한민국 안보정세에 먹구름을 드리운다. 시 주석이 말로는 평화를 내세우지만 주변국 주권을 존중하지 않고 힘으로 밀어붙이는 모습은 심히 우려된다. 베트남 석유탐사선 케이블을 끊고 인도네시아 어선 출입을 막으면서 남중국해 인공섬 건설이 불법이라는 국제 상설중재재판소 판결까지도 무시하고 있다. 그러면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막 연설에서는 “지난 시기의 냉전적 사고를 버려야 한다”며 앞뒤가 맞지 않는 행보를 이어갔다.

오늘 열리는 한중 정상회담도 사드에 관해 서로의 입장만 확인하는 선에서 그칠 가능성이 있다. 동아일보 부설 화정평화재단·21세기평화연구소가 2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원, 아사히신문과 공동 주최한 한중일 연례 심포지엄에서 “한국과 중국이 서로의 인식 차이를 분석해 인정하는 것부터 타협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일본 측 히라이와 괴지 간세이가쿠인대 교수는 “사드 문제는 한반도의 지역적 문제이자 중국과 미국 같은 슈퍼 파워 사이의 국제적 문제이기 때문에 서로 타협하기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우리의 안보주권을 굳건히 지키면서도 사드를 둘러싼 갈등이 경제 문화 등 다른 분야로 파장이 미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3일 박근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사드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올 7월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은 사드 배치에 반대한다는 공동 성명에 서명한 바 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이날 박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치고 “우리 두 나라는 평양의 자칭 핵 보유 지위를 용인할 수 없다”면서도 사드 이야기는 꺼내지 않았다. 유엔 상임이사국으로 중국과 함께 사드에 반대했던 러시아에서 이만한 반응을 끌어낸 것은 우리 외교의 성과라고 할 만하다. 북한만 싸고돌다가는 점점 더 고립무원이 될 뿐임을 깨우쳐 주기 위해서라도 러시아 외교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