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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볼 브레이크] KBO 징계 오승환…WBC 출전 딜레마

입력 | 2016-08-16 05:45:00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오승환.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방어율 1.91·11S…대체불가 마무리
KBO리그 복귀시 72G 출장정지 징계
WBC 출전 놓고 KBO 여론 향방 촉각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이 메이저리그에서도 압도적 마무리 솜씨를 발휘하고 있다. 15일(한국시간)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 원정경기에서 6-4로 앞선 8회말 1사 후 마운드에 올라 승리를 마무리했다. 1.2이닝 동안 삼진 4개를 뽑아내며 1안타 무실점으로 시즌 11세이브를 올렸다. 시즌 방어율을 1.96에서 1.91로 낮췄다.

● 한국 일본 이어 ML서도 압도적 마무리

오승환은 2005년 삼성에 데뷔해 2013 년까지 KBO리그 역대 최다인 277세이브와 함께 통산 방어율 1.69를 기록했다. 한국 최고의 소방수는 일본(NPB리그)에서도 최고였다. 2년간(2014∼2015년) 한신에서 무려 80세이브(방어율 2.25)를 올렸다. 그리고는 올 시즌 세계 최고수들이 모인 메이저리그에 진출해서도 압도적 클로저의 위용을 과시하고 있다. 셋업맨으로 출발해 14홀드를 기록 중이던 오승환은 부진한 소방수 트레버 로즌솔을 대신해 마무리를 맡은 뒤 13차례 세이브 기회에서 11차례 성공했다. 61.1이닝을 던져 탈삼진 81개. 9이닝당 탈삼진이 무려 11.89개다. 오히려 KBO리그 통산 9이닝당 탈삼진(11.02)과 NPB리그 통산 9이닝당 탈삼진(9.73)을 능가하는 수치다.

● WBC 대표팀 대체불가 마무리 오승환

KBO는 9월 안에 내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사령탑을 결정할 예정이다. 대표팀 감독이 선임되면 당연히 대표팀 엔트리 구성도 논의된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이 해외파 합류 여부다. 해외파 중 누가 대표팀에 승선하느냐에 따라 KBO리그 선수들의 발탁 밑그림이 그려지기 때문이다. 기술위원회(김인식 기술위원장 및 선동열·이순철·송진우 기술위원)는 이미 8월1일 예비엔트리 구성을 놓고 1차 회의를 열었다.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다. 어차피 해외파 중에 선발요원 류현진이 어깨수술 후유증으로 합류가 어려운 상황이다. 다른 포지션은 그나마 KBO리그에서 대체 가능한 자원이 있지만, 오승환을 제외하면 KBO리그에서 대표팀 마무리를 꿰찰 후보를 딱히 고르기 쉽지 않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오승환(왼쪽).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KBO리그 징계선수, 명분과 실리의 딜레마

문제는 KBO가 해외원정도박으로 물의를 일으킨 오승환에게 KBO리그 복귀시 72경기 출장정지라는 징계를 내려놓은 상황이라는 점이다. 물론 오승환이 대표팀에 합류해 봉사하겠다는 의지가 있고, 소속팀 세인트루이스가 WBC에 흔쾌히 보내야하는 절차가 선행돼야겠지만, KBO로선 여론의 향방에도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여론이 오승환의 대표팀 합류를 반길 수도 있지만, 반대 여론이 형성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KBO가 징계를 내려놓은 선수를 궁할 때 찾는 모양새도 어색하다.

● 솔로몬의 해법은 없나?

사실 해외파가 WBC 대표팀에서 뛰면서 얻을 수 있는 혜택은 거의 없다. KBO리그 선수는 대표팀 등록일수를 FA 등록일수로 산정해 보상하지만, 해외파에게는 사실상 유명무실한 조항이다. 이런 점에서 이번 기회에 하나의 해법을 만들 수도 있다. 만약 오승환이 국가대표에 합류할 의사가 있을 경우, 국가에 봉사하는 대표팀 등록일수를 KBO리그 복귀시 징계 경기수를 경감하는 쪽으로 산정해볼 수 있다. 지난해 제1회 프리미어12 때 대표팀에 합류한 이대은(지바롯데)의 사례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대은은 KBO리그를 거치지 않고 해외무대에 진출한 선수로, 해외구단과 계약이 끝나더라도 2년간 유예기간을 거쳐야 KBO리그 진출이 가능한 신분이었다. 대표팀은 이대은을 불렀고, 이대은은 우승에 힘을 보탰다. 그러나 이대은에겐 아무런 혜택도 없었다. 이러한 선수에게도 대표팀 등록일수를 2년 유예기간 경감에 활용한다면 KBO리그와 해외파 선수 모두에게 득이 될 수도 있다.

과연 WBC 대표팀은 오승환을 선발해야할까, 말아야할까. 대체불가 전력이기에 향후 가장 큰 딜레마가 될 듯하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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