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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플레센, 고환암 이기고 리우행

입력 | 2016-08-02 05:45:00

벨기에의 토마스 판 데르 플레센은 고환암을 극복하고 올해 7월 초 펼쳐진 유럽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종 경기에서 우승해 극적으로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플레센이 유럽선수권대회 금메달을 따낸 뒤 벨기에 국기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2014년 호르몬 양성반응 원인이 암
수술 후 재활 ‘10종 경기’ 재기 성공

육상 10종 경기 선수가 암을 극복하고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출전을 앞둬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벨기에의 토마스 판 데르 플레센(26)이다. 도핑 검사를 통해 고환암에 걸린 사실을 알게 된 그는 투병 생활로 머리가 빠지는 힘든 상황에서도 훈련에 매진해 생애 첫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는 등 ‘인간승리’를 이뤄냈다.

벨기에 겐트 출신의 플레센은 2013년 3월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획득하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그러나 2014년 9월 도핑 테스트에서 HCG 호르몬 양성 반응 판정을 받았다. 도핑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자신이 있었던 플레센은 원인을 찾았고, 그 결과 고환암 판정을 받았다. 고환암으로 인해 HCG 호르몬 수치가 정상인보다 높았던 것이다.

플레센은 곧바로 종양 제거 수술을 받았고, 3개월간 추가 치료도 진행했다. 그 뒤 복귀를 결정했다. 위험 부담이 따랐지만, 그의 코치인 형 미첼이 조력자로 나섰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캠프를 차리고, 의료진이 제시한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훈련을 시작했다. 미첼은 동생에게 “어떤 상황에서도 앞만 보고 달려보자”고 독려했다. 훈련 초기는 고통의 연속이었다. 간단한 워밍업조차 힘들어했다. 투병생활로 체력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형제는 포기하지 않고 기초를 다지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그 결과 예전의 모습을 하나씩 회복하기에 이르렀다.

플레센은 결국 2015년 7월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에 출전해 금메달을 획득하는 성과를 이뤘다. 이어 8월 베이징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선 14위에 올랐다. 뛰어난 성적은 아니었지만, 투병생활을 거쳤던 이력을 고려하면 결코 나쁜 결과가 아니었다. 그는 올해 7월 암스테르담에서 벌어진 유럽육상선수권대회에 다시 출격했다. 우승을 차지했고, 쉽지 않았던 리우행 티켓을 거머쥐는 데 성공했다.

투병 이후 1년 6개월여 만에 그는 기량도 회복했을 뿐 아니라, 잃어버렸던 머리카락도 많아졌다. 유럽 챔피언에 오를 정도로 페이스가 좋아 리우에선 메달 획득도 기대되고 있다. 그의 형 미첼은 “동생이 이번 대회에서 자신의 최고기록을 깨 또 한 번의 성공 스토리를 썼으면 좋겠다”며 선전을 기원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