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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청년수당 지원서, 분석해보니…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입력 | 2016-07-28 15:32:00


30대 A씨는 2년 간 은행에서 계약직으로 일했다. 그에게 맡겨진 신입 교육 담당 업무가 적성에 맞았고 “일 잘한다”는 얘기도 곧잘 들었다. 하지만 정규직은 고사하고 무기계약직으로도 전환되지 않아 결국 그만둬야 했다. 조금 모았던 돈도 금방 없어졌다. “그는 재취업이 될 때까지 생활비 등 돈이 필요하다. 준비 기간이 길어질수록 불안하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28일 소개한 청년활동지원사업(청년수당) 신청자의 사연이다. 서울시는 이날 6309명의 청년수당 지원서에 지원동기와 활동목표, 계획 등 항목별로 어떤 단어가 가장 많이 쓰였는지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지원동기 항목에서는 ‘취업’이 6580번으로 가장 많이 언급됐다. ‘준비(4321번)’와 ‘아르바이트(2696번)’가 뒤를 이었다. 한 신청자는 “대학생활 때부터 생활비를 마련하느라 아르바이트를 병행했다”며 “이 때문에 다른 학생들에 비해 취업 준비를 많이 하지 못했고 취업준비 기간이 더 길어지는 것 같다”고 썼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단어들의 의미가 귀결되는 단어로 ‘길다’ ‘기간’ 등이 꼽혔다”며 “취업난에 빠진 청년들이 악순환을 겪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활동목표 항목에서는 ‘자격증(1053번)’ ‘취득(974번)’ 등이, 활동계획 항목에서는 ‘공부(4487번)’ ‘준비(3878번)’ 등이 빈번하게 등장했다. 한 지원자는 “경제적인 상황에 대한 걱정을 덜고 소위 말하는 ‘스펙’을 향상시켜 빠른 시일 내에 취업에 성공하고 싶다”고 썼다.

서울시는 “지원자들이 높은 학습욕구와 스스로를 향상시킬 수 있다는 희망을 잃지 않고 있다”며 “지원금 자체보다 지원금을 통해 시간을 버는 것이 핵심 동기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