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되면 국내 극장가에 다양한 공포영화들이 줄을 잇는다. 납량물이 주는 오싹하고 서늘한 기운이 더위를 잊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북한 주민들도 여름에 공포영화를 즐겨볼까?
북한 전문매체 데일리NK가 탈북민들을 인용한 최근 보도에 따르면, 북한에서 귀신을 주제로 만든 공포영화는 존재하지 않는다. 오직 최고지도자만을 믿고 섬기는 체제 특성상 초인간적이며 초자연적인 능력을 발휘하는 귀신(鬼神)의 존재 자체를 내세울 수 없기 때문이다.
탈북민 김모 씨는 “북한에서는 김일성·김정일·김정은보다 능력과 힘을 가진 존재를 부각시킬 수 없기 때문에 그런 (귀신이 나오는) 영화는 찾아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적에 대한 경계를 심어주는 첩보영화나, 귀신보다도 무서운 인간의 내면을 보여주는 영화들은 있다.
광고 로드중
그는 “이 같은 영화들은 대부분 한국 간첩들의 이중적 행태를 그리거나, 미국인 선교사들의 위선적인 두 얼굴을 표현한다” 면서 “그들이 주민을 괴롭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악역 캐릭터들을 징그럽고 흉측한 모습으로 분장해 등장시키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주민들은 예측 가능한 북한식 공포 영화에 흥미를 못 느끼며, 외국의 공포영화를 접한 후 충격을 받는다는게 그들의 설명이다.
탈북민 이모 씨는 “올가미(한국/1997), 폰(한국/2002), 무서운 영화3(미국/2005)를 북한에서 보고 등골이 오싹하고 심장이 떨렸다. 이런 영화는 북한 주민들에게 또 다른 충격을 준다”고 말했다.
북한에서는 당국의 엄격한 단속에도 불구하고 외부 영상을 몰래 구해 시청하는 주민들이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광고 로드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