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 구경/안선모 지음·강경수 그림/96쪽·9000원·청어람주니어
하지만 어른들은 유민이를 계속 주시하고 있네요. 특히 선생님이 그렇습니다. “둘이 왜 같이 있어? 둘이 떨어져!” 이렇게요.
그러다 큰일이 생겼습니다. 유민이가 ‘장풍을 쏘는 척’하는 것에, 시우가 ‘장풍을 맞은 척’하다가 우당탕 넘어지고, 얼굴에 큰 멍이 들었습니다. 시우 엄마와 유민이 엄마가 신경전을 벌입니다. 처음엔 문자로, 그 다음엔 전화로. 그런데 이분들 한번 만나서 이야기하자는 말은 안 하네요. 싸움은 커지기만 하고, 서로 “저런 애랑 놀지 말라”고 하는데, 시우와 유민이는 서로 ‘저런 애’가 단짝이니 큰 고민입니다. 이제 둘이 할 수 있는 일은 어른들의 싸움을 구경하는 것뿐입니다.
이야기를 끌어가는 두 아이의 캐릭터가 잘 살아난 덕분에 이야기가 힘 있게 진행됩니다. 다 읽고 나면 유민이의 “이보시우, 어디 가시우?” 하는 말버릇이 귀에 쟁쟁 유쾌합니다. 처음 시우가 몹시도 싫어했던 그 말투입니다. 알고 보니 할아버지 사투리였네요. 유민이 식으로 말해 볼까요?
“이 책 재미 있시우. 한 번 읽어 보시우.”
김혜원 어린이도서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