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스로이스 모터카가 코드명 103EX로 명명된 ‘롤스로이스 비전 넥스트 100(Rolls-Royce VISION NEXT 100)’을 공개하고 자동차의 미래를 제시했다.
롤스로이스가 처음 선보이는 순수 ‘비전 비히클(Vision Vehicle)’인 103EX는 지난 한 세기 동안 롤스로이스가 개발했던 미래 지향적 모델 100EX, 101EX, 102EX의 계보를 잇는 모델이다.
비전 넥스트 100 콘셉트카는 지난 3월 7일 독일 뮌헨에서 개최된 BMW그룹 100주년 기념행사 ‘더 넥스트 100 이어스(The Next 100 Years)’ 현장에서 공개됐던 4대의 차량 중 하나로, 2040년 이후의 럭셔리 이동성에 대한 흥미롭고 역동적인 비전을 제시하는 모델이다.
롤스로이스 역사 속에서 우아한 존재감을 과시했던 환희의 여신상은 비전 넥스트 100을 통해 ‘엘리노어의 목소리’로 부활한다. 엘리노어의 목소리는 고객의 생활 및 주변 환경의 모든 요소에 디지털로 연결돼 가상의 비서와 운전자 역할을 수행하며 힘들이지 않는 편안한 여행을 제공한다.
롤스로이스의 상징 중 하나인 아날로그 시계는 미래 콘셉트카에도 적용된다. OLED 스크린 상단 중앙부에 위치한 아날로그 시계는 롤스로이스를 설립한 엔지니어 헨리 로이스(Sir Henry Royce)의 겸손한 시작과 궁극의 럭셔리 시대를 상징한다.
콘셉트카의 외관은 길이 5.9미터, 높이 1.6미터에 이르는 대형 기함으로 팬텀 익스텐디드 휠베이스의 크기와 동일하며 롤스로이스의 상징인 환희의 여신상, 판테온 그릴, 긴 보닛과 특유의 비율을 그대로 유지했다. 환희의 여신상은 1920년대 왕실의 팬텀을 장식한 크기로 커지고, 유럽 최고의 유리 제조업체가 수작업으로 제작한 라이트가 장착된다.
새로운 환희의 여신상 아래에는 붉은색 RR 배지가 부착된 판테온 그릴이 자리 잡고 있다. 1920년대의 롤스로이스로 돌아 간듯 판테온 그릴은 가벼우면서도 내구성 높은 재질로 제작돼 당당히 롤스로이스 기함의 뱃머리로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비전 넥스트 100의 외관은 차량 전체를 가르는 크롬 라인을 기준으로 상하부를 나누는 투톤 디자인을 더욱 강조했다. 차량의 상부는 어두운 유리로, 시트 뒤쪽 선반에서부터 앞쪽으로 유동적으로 흐르며 탑승자 머리 위에 유리 캐노피를 만들어낸다. 이는 프라이버시를 지켜주는 동시에 야간 도로를 달리며 하늘의 별들도 감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롤스로이스 비전 넥스트 100은 최고급 마차와 리무진이 그랬듯 고객이 품위 있게 승, 하차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차량의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유리 캐노피를 올려 몸을 일으킨 후 간단한 터치로 싱글 코치 도어를 열면 차체에 설치된 발판(러닝보드)이 내려오고 붉은 빛이 발 아래 투사돼 언제 어디서나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으로 차에서 하차할 수 있다.
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hoon14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