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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구대 암각화 물막이 모형실험 실패

입력 | 2016-05-25 03:00:00

최종실험서 누수… 3년 노력 물거품… 보존대책 원점서 재검토해야




국보 제285호 울산 반구대 암각화를 보존하기 위해 문화재청과 울산시가 추진한 ‘가변형 임시 물막이(카이네틱 댐)’ 설치가 사실상 실패했다. 3년이 걸린 물막이 댐 건설 방안이 실패함에 따라 암각화 보존대책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물막이 설계를 맡은 포스코 A&C는 기술검증평가단이 지켜본 가운데 24일 최종 모형실험을 실시했다. 실험 결과 암각화를 에워싸는 투명 물막이판의 연결 부위에서 물이 새는 현상이 발생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15일 실시한 1차 실험과 지난달 25∼26일 2차 실험에서도 누수 현상이 일어났다. 이날 실험은 투명판에 물을 분사했을 때 접합부에서 물이 새는지를 확인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실험을 지켜본 조홍제 울산대 교수는 “접합부에 수압을 가하기도 전에 물이 나온 것으로 봤을 때 실험은 실패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당초 상당수 공학 전문가들 사이에선 암반 주변을 투명판으로 둘러싸는 카이네틱 댐 방식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견해가 적지 않았다. 문화재청은 “실험 결과에 대해 기술검증평가단이 보고서를 작성할 예정”이라며 “문화재위원회가 이 보고서를 바탕으로 물막이 모형실험의 실패 여부를 최종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투명판 4개를 갖고 진행한 실험에서도 연이어 실패를 거듭한 만큼 총 160여 개의 투명판이 들어가는 실제 물막이 설치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