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석·박사 진학 등으로 학업 기간이 긴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갖는 유전적인 특징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다니엘 벤자민 미국 남가주대 교수와 벤자민 세사리니 미국 뉴욕대 교수, 필립 코엘링거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자유대 교수 등이 주축이 된 사회과학유전자협회 컨소시움(Social Science Genetic Association Consortium)은 유럽인 29만3723만 명의 유전정보(DNA)를 조사해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유전정보를 제공한 유럽인의 평균 학업 기간은 14.3년이었다.
사람들의 염색체 수는 23쌍으로 모두 같지만 피부색과 키 등 생김새가 서로 다르고 성인병이나 당뇨병, 암에 대한 내성도 제각각이다. 이는 염색체를 구성하는 DNA의 일부 정보가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염색체의 74곳에서 공부를 장기간 하는 사람들이 갖는 공통적인 특징을 찾아냈다.
벤자민 교수는 “이번 결과를 ‘공부 잘하는 DNA 찾기’로 오해하면 곤란하다. 학업 기간은 유전자 뿐 아니라 환경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며 “우리가 찾아낸 차이는 DNA 전체에서 보면 아주 미세한 차이”라고 강조했다.
공구 한양대 의과대 교수는 “사람의 키만 해도 타고난 DNA 뿐 아니라 자라난 환경과 영양 상태에 의해 복합적으로 결정되는 것이 정설”이라며 “이번 연구 결과는 인과관계가 아닌 상관관계를 찾아낸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자 253명이 참여한 국제 공동연구진의 이번 대규모 연구 결과는 ‘네이처’ 12일자에 실렸다.
이우상동아사이언스기자 ido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