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입수 ‘李씨 2014년 대화 원본파일’서 추가로 드러난 의혹
녹음 파일에 따르면 2014년 10월 19일 지방에서 고교 동창과 대화를 나누던 도중 이 대표에게 당시 정부 부처 B 차관이 휴대전화로 먼저 전화를 걸어온다. B 차관은 현재 20대 국회 새누리당 당선자다. B 차관과 반말로 대화를 하던 이 대표는 청와대 A 수석의 성명을 직책 없이 부르며 “○○○이도 나오라고 할까. 저번에 보자고 해서 봤어. 내가 보자고 하면 봐, 걔도”라고 말했다. A 수석이 이 대표와의 친분이 알려진 직후 “이 대표의 고교 동문 모임에서 한두 번 본 사이”라고 해명한 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상황이다.
그러면서 B 차관과의 약속 날짜를 그 다음 수요일(같은 해 10월 22일로 추정)로 잡자고 하면서 “우리끼리 일단 붙어봐”라고 했다. 또 당시 B 차관의 부처가 대형 이슈에 휘말렸다가 잠잠해진 것을 염두에 둔 듯 “너네 ○○부 일도 정리 잘됐잖아”라는 말까지 덧붙인다.
원본 파일의 일부를 발췌한 기존 녹취록에는 “갈고리로 찍어 공직기강비서관실을 시켜서 완전히 주저앉히겠다. 요것들 그대로 두면 안 되겠다”는 발언만 등장했을 뿐 구체적인 사건 처리 과정은 등장하지 않는다. 이 대표가 변호사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사건을 무리하게 처리한 것이 사실이라면 논란이 커질 수 있는 대목이다.
청와대 인사와 정부 부처 공직자 외에 다른 정치인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국회의원 등을 지낸 P 씨에 대해 “그 인간도 잘됐잖아”라고 말한 대목이 등장한다. 휴대전화로 대화할 당시 이 대표는 빚을 갚으라고 독촉하는 고교 동창에게 “돈 갚으려고 했는데, 돈을 주기로 했던 정운호 그 ××놈이 구속이 되어 버렸어. 알지, 네이처”라고 말하기도 했다.
권오혁 hyuk@donga.com·배석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