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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리부는 사나이’ 작가, 웹툰 작가 고동동 작품 표절 해명

입력 | 2016-04-25 09:56:00


tvN 드라마 ‘피리부는 사나이’가 웹툰 작가 고동동의 ‘피리부는 남자’를 표절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피리부는 사나이’ 제작팀이 25일 해명에 나섰다.

웹툰 작가 고동동은 최근 한 커뮤니티에 ‘피리부는 사나이’작가가 자신의 작품인 ‘피리부는 남자’를 베꼈다는 글을 남겼다. 그는 ‘피리 부는 남자’는 2014년 시나리오 공모에 응모했고 떨어진 작품이었는데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분이 1년 3개월 후 ‘피리부는 사나이’로 극본을 썼다고 주장했다. 그는 ‘피리부는 사나이’ 작가인 류용재 작가를 언급하며 “그 심사위원관이 내 작품을 칭찬을 하며 잘 썼다고 힘을 주셨던 분”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작품은 내가 10여 년 전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쓰기 시작해 20~30회의 탈고를 거쳐 2014년에 완성한 작품이다. 웹툰으로 내지 않은 이유는 그림 실력이 무르익으면 해야겠다는 생각과 연재 중인 ‘명탐정 포우’ 를 마무리 해야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올 3월에 ‘피리부는 사나이’라는 매우 유사한 작품이 드라마가 나왔고 10여 년 간 준비해왔던 작품은 연재조차 하지 못하게 됐다”고 밝혔다.

고 작가는 자신의 작품과 ‘피리부는 사나이’의 비슷한 점에 대해 설명했다. 동화 속 ‘피리부는 남자’를 희대의 테러범으로 해석하며 부패한 권력과 맞선다는 점, 가스 살포로 긴장감을 조성하고 진실을 얻어내는 점 등 유사한 설정과 제목 등을 언급하며 표절 근거를 내놓았다.

이에 대해 ‘피리부는 사나이’ 의 류용재 작가는 보도자료를 통해 해명에 나섰다. 류 작가는 “‘피리부는 남자’의 원안을 확인하기 위해 공모전 주최 기간인 ‘광주 정보 문화산업 진흥원’에서 인쇄본 열람을 했다”며 “확인작업이 필요했기 때문에 해명이 다소 늦어졌다”라고 양해를 구했다.

류 작가는 “제기하신 작품의 유사성을 인터넷으로 접하고 처음에는 놀라고 당혹스러웠다. 2014년 당시 내가 심사한 작품이 맞는지, 어떤 내용이었는지 등 불완전한 기억에 의존하기보다 직접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고 작가에게 동의를 구하고 광주로 직접 찾아가 자료를 읽어보았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체 내용을 확인한 결과, 내가 쓴 작품과 고 작가님이 쓴 작품은 서로 다른 작품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류 작가는 작품의 주요배경, 콘셉트, 사건의 전개 과정, 등장인물들 사이의 관계 등 내용적인 면에서 여러 가지 차별점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 작가님의 주요배경은 지하철이다. 그 안에서 벌어지는 테러, 7개의 방독면을 차지하기 위해 서로 죽여야 하는 살인 게임이 주 내용”이라며 “주인공이 협상가 이기에 필연적으로 다양한 장소와 상황에서 테러나 인질극, 납치, 비행기 피랍 등 다양한 사건들이 벌어지고, 이를 주인공이 협상을 통해 해결해 나가는 콘셉트로 지하철은 배경에 등장하지 않는다. 두 작품의 사건 전개 과정이 다를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고 작가님의 작품과 공유하는 키워드는 동화 ‘하멜른의 피리부는 사나이’에서 따온 제목과 모티브”라며 “독일의 구전 동화가 수 세기 동안 독일을 비롯한 영국, 일본 등 여러 나라에서 수많은 작가들이 작품으로 재구성 되었고, 우리나라에서도 15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인 ‘피리 부는 사나이’, 네이버에 연재 중인 웹툰 ‘피리 부는 남자’(고 작가님의 작품과는 다른 작품입니다), 영화 ‘손님’ 등 많은 작품이 같은 원전으로부터 제목이나 모티브, 피리 부는 사나이의 캐릭터를 차용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테러를 통한 사회적 복수라는 내용 역시 영화 ‘더 테러 라이브’나 ‘모범시민’등 많은 작품들이 공유하고 있는 모티브이다. 이렇듯 고 작가님께서 두 작품의 유사성으로 제시하신 키워드들은 다른 창작물에서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는 것들이다. 누구나 자유롭게 구상할 수 있고, 작품화할 수 있는 소재인 것이다”라고 말했다.

류 작가는 자신이 ‘피리부는 사나이’를 탄생시키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2009년 강연으로 경찰대학교 협상전문 교수와 인연을 맺으며 ‘협상’이라는 소재에 관심을 갖게 됐고 2010년부터 ‘네고시에이터’라는 제목으로 해당 소재를 다루는 드라마 아이템을 개발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초에는 천재적인 협상가와 실력은 부족하지만 타인을 잘 이해하는 또 다른 협상가가 테러와 같은 여러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이야기였고, 여기에 전체 극에 걸쳐 목표가 되고 긴장감을 줄 존재가 필요하다 느껴 셜록 홈즈의 ‘모리어티’와 같은 범죄컨설턴트, 또는 테러의 배후조종자 캐릭터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던 중 여러 재난상황에서 피해자와 유가족들의 목소리가 전해지지 않는 현실 속 일들을 취재하게 되면서, 비록 옳은 방법이 아니더라도 이들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 주는 존재가 있다면 어떨까에 생각이 미쳤고, 비로소 이 캐릭터는 인물표에서 ‘모리어티’가 아닌 ‘피리 부는 사나이’가 되었다”라고 덧붙였다.

류 작가는 “고 작가님의 작품을 도용했더라면 ‘피리부는 사나이’라는 제목조차 쓰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 개발과정은 제 이메일 등 상세히 기록을 남겨놨고 필요하다면 공개도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말씀드린 대로 저는 제 작품에서 힘없는 약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존재로 ‘피리부는 사나이’를 그리고 있다. 다른 작가의 작품을 훔칠 만큼 파렴치하지는 않은 사람”이라며 “비슷한 길을 걷고 있는 작가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심사와 멘토링을 자처했는데 이런 일이 생겨 안타깝다”라고 심경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류 작가는 “드라마 ‘피리부는 사나이’는 이제 15, 16회 방송을 마지막으로 종영을 앞두고 있다. 드라마를 마지막까지 보시고, 전체의 이야기와 고 작가님께서 공모전에 제출하신 이야기를 비교해 보신다면, 두 작품이 서로 다른 작품이라는 걸 아실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