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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서 ‘무궁화호 탈선’ 사고…부기관사 왜 과속했나?

입력 | 2016-04-22 13:37:00






채널A뉴스 화면 캡쳐.

여수 무궁화호 탈선 사고가 과속 때문에 일어난 인재(人災)로 드러난 가운데 열차를 운전한 부기관사가 관제 지시를 어기고 왜 과속했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광주지방철도경찰대는 22일 전남 여수시 율촌역 인근에서 발생한 무궁화호 탈선사고가 상행선과 하행선 합류지점에서 과속으로 인해 발생했다고 밝혔다. 사고 당시 부기관사 정모 씨(51)가 운전을 했다. 정 씨는 경찰 조사에서 과속 사실을 인정했다.

당시 순천역과 율촌역 사이 성산역 인근에서는 지반다지기 등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서울 용산역에서 출발해 하행선을 달리던 사고 열차는 순천역에서 상행선으로 선로를 바꿨다. 이어 율촌역 인근에서 다시 하행선으로 선로를 변경하려고 했다. 철도경찰대에 따르면 열차가 선로를 변경할 경우 시속 45㎞ 이하로 운행해야 한다. 그러나 사고 열차는 당시 시속 127㎞의 속도로 달리다 곡선 구간인 사고 지점에서 탈선했다. 이후 율촌역을 200m 앞두고 철로의 신호 기둥과 충돌해 기관사 양모 씨53)가 숨지고 정 씨와 승객 7명이 다쳤다.

철도 전문가들은 곡선 구간에서 열차가 시속 127㎞의 속도로 달릴 이유가 없다는 점에서 ‘원시적인 형태의 사고’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무궁화호 열차의 최고 속도는 시속 150㎞정도다. 평상시 운행속도는 직선 구간에서 125~135㎞다. 열차 속도는 관제실에서 제어하지 못하고 기관사가 직접 조절해야 한다. 경찰은 부기관사 정 씨를 상대로 이 구간에서 과속을 한 이유를 집중 추궁하고 있다.

경찰은 정 씨가 지반 공사에 따른 선로 변경과 감속 운행으로 종착역 도착 예상 시각이 지연되자 과속했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사고 열차는 당초 오전 3시 23분경 순천역을 출발해 여천역에 3시 41분경 도착한 뒤 종착역인 여수엑스포역에 3시 52분경 도착 예정이었다. 그러나 감속과 선로변경 등으로 6분 늦은 오전 3시 29분경 순천역을 출발했다.

일부에서는 부기관사가 선로 변경 지점을 덕양역으로 착각해 속도를 줄이지 않고 율촌역 구간을 지나다 사고가 났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경찰은 부기관사 진술 내용과 블랙박스(운행정보장치), 무전기록 자료를 정밀 분석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밝힐 예정이다.

여수=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