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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쉐 미술관처럼…강원랜드의 ‘도시재생’ 플랜

입력 | 2016-04-19 05:45:00

폐광지역 도시재생에서 지역 특성을 살린 관광자산으로 꼽히는 정선 강원랜드 인근의 옛 동원탄좌. 우리나라 석탄산업의 역사를 생생히 느껴볼 수 있는 이곳은 수직갱과 광부들이 타던 탄차를 활용한 관광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제공|강원랜드


지역주민·지자체·전문가들 협력
폐광 활용한 ‘도시재생’ 사업 지원
강원랜드 “주민 자발적 참여 중요”

“그동안 우리 지역주민이나 직원 대부분은 강원랜드의 고객이 지역에서 밥을 사먹고, 물건을 사야 지역경제가 산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먼저 이 지역에 사람들이 몰리고 그들 중에 강원랜드를 찾아 돈을 쓰는 것이 맞는 순환이다.”

함승희 강원랜드 대표는 올 초 스포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폐광지역의 발전을 위해 ‘도시재생’ 정책 도입이 필요함을 이렇게 역설했다. 강원랜드가 ‘도시재생’을 도입해 폐광지역 4개시·군(삼척 영월 정선 태백)의 자력발전 생태계를 조성하는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갔다.

● 지역사회 발전 새 패러다임 ‘도시재생’

도시재생은 ‘산업구조 변화와 신도시 위주 도시확장으로 낙후된 지역에 새 기능을 도입하고 창출해 부흥시키는 도시사업’을 말한다. 폐발전소를 활용한 영국 런던의 테이트모던 미술관, 폐가스 저장고를 복합문화시설로 운영하는 독일 오버하우젠의 가소메타, 폐쇄한 기차역을 리모델링한 파리 오르쉐 미술관 등이 ‘도시재생‘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강원랜드가 ‘도시재생’에 주목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1995년 제정한 ‘폐광지역개발지원에 관한 특별법(폐특법)’을 통해 1998년 설립된 강원랜드는 지금까지 각종 세금과 사회공헌성 비용으로 10조원이 넘는 돈을 기여했다. 하지만 정작 폐특법의 혜택이 필요한 폐광지역에서는 나아진 삶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전당포, 마사지업소, 모텔 등 유해시설이 증가하고, 난개발에 따른 자녀 교육문제때문에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생기고 있다.

또한 그동안 지역요청이나 자체 판단으로 폐광지역 4개시·군에 골프장, 리조트 등 다양한 투자를 실시했지만 대부분 사업타당성이 확보되지 않은 유사 사업의 중복 투자로 실패를 거듭했다. 이처럼 정체된 지역의 경제를 일깨우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필요한 대안을 찾는 과정에서 국내외 각종 성공사례를 통해 주목받는 ‘도시재생’이 떠올랐다.

● 주민이 앞장…강원랜드는 조력자 역할

성공한 도시재생 사례를 보면 사업 초기부터 주민, 지자체, 전문가들이 협력해 자신들의 잠재력과 고유한 문화 및 유산 등을 활용해 핵심사업을 선정하고 장기간 추진했다.

강원랜드가 있는 폐광지역은 천혜의 자연환경과 석탄산업과 같은 문화 및 산업유산 등 도시재생에 필요한 좋은 자산을 갖고 있다. 관건은 이러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주민공동체 및 봉사단, 행정력을 갖춘 지자체, 전문가들이 뭉치는 협력적 거버넌스의 구축. 강원랜드의 한 관계자는 “폐광지역 도시재생은 강원랜드의 일방적인 주도로는 이뤄질 수 없다”며 “사업 성패는 지역주민들의 자발적 참여와 이를 통한 지역공동체의 회복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관점에서 27일 열리는 도시재생과 관련한 포럼 ‘좋은 마을 만들기’는 지역민, 전문가, 지자체 관계자들이 함께 모여 머리를 맞대는 폐광지역 도시재생의 첫 출발점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김재범 전문기자 oldfie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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