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반부패 개혁-시진핑 숭배 비판보도에 보복 조치”
‘마오쩌둥을 흉내 내는 중국 지도자 시진핑 주석’이란 글과 함께 두 인물의 얼굴 사진을 게재한 타임의 11일자 표지. 사진 출처 타임
사상 최대의 조세 회피처 자료인 ‘파나마 페이퍼스’ 파문 이후 중국의 인터넷 및 언론 통제가 부쩍 강화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파나마 페이퍼스에 중국 전현직 지도자와 친인척이 연루됐다는 보도가 잇따라 나오자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일축하면서 추가 논평을 거부했다. 중국 당국은 ‘파나마 페이퍼스’ 관련 인터넷 검색을 모두 막고 있다.
BBC는 “두 주간지가 최근호에서 시 주석을 표지 모델과 커버스토리로 다루며 비판적으로 보도한 것에 대한 보복 조치로 보인다”고 전했다. 중국의 인터넷 검열 체계인 이른바 ‘만리방화벽(Great Firewall)’이 이코노미스트의 웹사이트, 모바일 앱, 소셜미디어 앱 등을 2일부터 완전히 차단했다. 또 타임 웹사이트에 대해서도 5일부터 접속을 막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이코노미스트 측은 “중국 정부가 시 주석을 비판한 보도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하며 ‘런던 본사 편집자들에게 우리의 우려를 전달하라’고 했지만 웹사이트 차단에 대해선 통보하거나 협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NYT는 “우리(NYT)의 영문 및 중국어 웹사이트도 중국 지도자들의 은닉 재산 문제를 보도한 2012년 이래 차단된 상태”라며 “이번 이코노미스트와 타임에 대한 중국의 통제도 언제 풀릴지 알 길이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1일 중국 광둥(廣東) 성의 작가 톈유(天佑)가 최근 시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를 비판했다가 5일간 구금됐다고 보도했다. 이 작가는 미국에 서버를 둔 한 중화권 매체에 펑 여사를 중국 최초의 여황제인 당(唐)나라 측천무후에 비유하는 글을 올렸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