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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광주의 높은 사전투표율, 문재인 ‘압박 효과’인가

입력 | 2016-04-11 00:00:00


8, 9일 이틀간 실시된 20대 총선 사전투표율이 12.19%로 집계됐다. 전국 단위 선거로는 처음 사전투표가 도입됐던 2014년 지방선거(11.49%)보다 높지만 그리 큰 차는 아니다. 그러나 야권 간 경쟁이 치열한 호남의 사전투표율은 광주 15.75%, 전남 18.85%, 전북 17.32% 등 매우 높았다. 특히 광주는 지방선거 때보다 무려 2.47%포인트나 높아졌다.

호남의 이런 사전투표율 추이를 놓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서로 유리한 쪽으로 해석하기에 바쁘다. 더민주당은 문재인 전 대표의 광주 방문이 사전투표율을 높였을 것이라고 의미 부여를 하고 싶을 테고, 국민의당은 호남에서 자신들이 승기를 잡았다고 믿고 싶을 것이다.

문 전 대표의 광주 방문은 당초 위로, 사과, 경청이 목적이라고 했다. 그러나 절반은 읍소, 절반은 협박으로 보여 실망스러웠다. 그는 “(호남이) 저에 대한 지지를 거두면 미련 없이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고 대선에도 도전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기준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문 전 대표는 1월 신년 회견 때 이미 “총선 결과에 무한책임을 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제 그는 당보다는 자신의 정치생명을 위해 총선에 전력 질주할 수밖에 없게 됐다. 어제 수도권 유세에서 “정당 투표는 다르게 하더라도 후보자 투표만큼은 새누리당을 이길 수 있는 후보를 선택해 달라”고 색다르게 호소한 것도, 재차 광주를 방문하겠다는 것도 위기의식의 발로일 것이다.

대구의 사전투표율(10.13%)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낮긴 하지만 2년 전 지방선거 때보다는 2.13%포인트 높아졌다. 여야의 김문수와 김부겸 후보가 싸우는 수성갑(16.25%), 여당의 이인선과 무소속 주호영 후보가 대결하는 수성을(12.48%)이 특히 높아 새누리당은 긴장하고 있다. 텃밭에서 인 민심 변화의 바람이 새누리당의 오만한 공천과 더민주당의 친노패권주의에 대한 심판으로 이어진다면 총선 후 정계 개편의 회오리가 불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