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FTA,코리나 투자 뜬다]<中> 한국 파트너 찾는 ‘차이나 머니’
‘차이나 머니’가 기업의 종잣돈이 되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 통할 만한 한국 기업에 중국 자본이 흘러들고 있다. 중국 자본을 통해 한국 자본시장을 ‘코리나(Korea+China) 투자’ 시대의 플랫폼으로 키워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 “제2의 태후 찾아라”
단순한 지분 참여를 선호했던 중국 자본의 성격도 기업 경영을 염두에 둔 전략적 투자로 바뀌고 있다. 정유신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상장사 32곳에 대한 중국 투자의 93%가 전략적 투자였다. 특히 콘텐츠 제작 배급사인 초록뱀미디어와 NEW를 비롯해 게임업체인 룽투코리아, 엔터테인먼트사인 에프엔씨엔터테인먼트 등 서비스업 회사로도 ‘차이나 머니’가 흘러들었다. 임상국 현대증권 포트폴리오전략팀장은 “시장 확대를 노리는 국내 회사와 시장 선점을 원하는 중국 자본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풀이했다.
○ ‘차이나 머니’로 자본시장 다각화
한국 자본시장에 유입된 중국 자본은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08년 한 해 중국 자본의 국내 주식 순매수는 3871억 원에 그쳤다. 이후 지속적으로 투자가 늘어나면서 2013, 2014년 2년 연속 연간 순매수가 2조 원을 넘어섰다. 2015년 중국 경제 침체로 중국계 자본이 순유출로 돌아섰지만, 한국 자본시장에 대한 중국 투자자들의 관심은 여전히 크다. 2013년 말 414명에 불과했던 중국 국적 투자자 수는 올해 2월 말 현재 506명으로 약 22%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외국인 투자자 수 증가율(11%)의 두 배다.
하지만 국내 증시에서 중국계 자본(홍콩계 포함)의 거래 비중은 올해 2월 말 현재 1.2%에 불과하다. 영국과 미국계 자본(51.6%)이나 중동계인 사우디아라비아(1.6%)보다 작다. 한국 증시에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중국계 자본을 적극 유치해 자본시장의 다양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단기 자금 유입에 따른 기술 유출과 ‘먹튀 논란’을 피하고 중국 자본이 장기적으로 머무를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유신 교수는 “중국 진출 펀드를 육성해 간접투자를 유도하는 쪽으로 지원하면, 국내 기업도 중국 자본의 간섭에서 자유롭고 자본 유치도 보다 쉽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