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과학연,‘실리콘 카바이드’로, 지름 700mm 비구면 반사경 제작 영하 273도 극한 기온에도 견뎌… 美, 獨,彿 등 일부 국가만 기술보유
양호순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우주광학센터장(오른쪽)이 실리콘 카바이드를 이용해 독자 기술로 개발한 지름 700mm인 비구면 반사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현재 실리콘 카바이드로 우주용 카메라를 제작하는 기술은 미국과 독일, 프랑스 등 일부 국가만 보유하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실리콘 카바이드를 다루는 독자 기술이 개발됐다. 양호순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우주광학센터장은 24일 “독자적인 가공 기술로 실리콘 카바이드를 이용해 지름 700mm인 비구면 반사경을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실리콘 카바이드는 금속 가공용 공구나 항공기용 타이어 브레이크 등에 주로 사용하는 소재로, 열에 강하고 유리보다 10배 이상 단단해 가공하기가 매우 어렵다. 이 때문에 대개 우주용 카메라에 들어가는 반사경은 유리로 제작됐다.
반면 반사경부터 기계 구조물까지 모든 부품을 실리콘 카바이드로 만들면 온도 변화에 따라 수축과 팽창이 일어나도 작동에 지장이 없다. 게다가 지름 700mm인 실리콘 카바이드 반사경은 약 9kg으로 동일한 크기의 유리 반사경(약 25∼30kg) 무게의 3분의 1 정도로 가볍다.
양 센터장은 “반사경 지름이 400mm를 넘어가면 전략 물자로 취급돼 수입이 어렵고 관련 기술도 공유가 안 된다”며 “향후 한국형 달 탐사나 대형 지상용 천체망원경 등 우주과학 분야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경은 동아사이언스 기자 kyunge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