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박사과정 김지원 연구원… 최고 성능 화질복원 알고리즘 개발
영화 ‘스타워즈’에 등장하는 로봇 ‘BB-8’. 인공신경망을 이용한 화질 개선 알고리즘을 흐릿한 사진(위쪽)에 적용하자 색이 선명하고 선이 뚜렷한 고화질 사진으로 바뀌었다. 김지원 서울대 연구원 제공
이 게시물을 올린 주인공은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김지원 연구원. 그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수학과 전기컴퓨터공학으로 학부를 마친 뒤 컴퓨터공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김 연구원은 “저화질 이미지를 고화질로 바꾸는 새로운 알고리즘을 개발해 적용한 결과”라며 “알고리즘의 핵심은 딥러닝이 가능한 인공신경망”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 파일로 된 사진을 원본보다 키우면 픽셀이 늘어나면서 형체가 뭉개지고 흐릿하게 바뀐다. 만약 사진이 처음부터 고화질이었다면 이런 문제는 생기지 않을 것이다. 김 연구원은 이런 점에 착안해 ‘심층 반복 복잡계 네트워크(DRCN)’를 개발했다. 인공신경망이 고화질이었을 때 픽셀이 어떤 색이었을지 추론하게 만든 것이다.
지금까지 화질 개선 알고리즘에 인공신경망을 적용한 연구에서는 탕샤오어우 홍콩대 교수팀이 선두였다. 탕 교수팀은 지난해 인공신경망을 4층 이상 쌓는 것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결론 내렸다. 하지만 김 연구원은 이런 예상을 뒤집고 인공신경망을 20층까지 늘리는 데 성공했다.
김 연구원은 지난해 11월 논문 초고 온라인 등록 사이트인 ‘아카이브(ArXiv.org)’에 논문 2편을 등록하며 이 같은 내용을 일찌감치 공개했다. 논문 한 편은 인공신경망을 20층까지 늘리는 기술을 다뤘고, 나머지 한 편은 추론의 정확도를 높이는 알고리즘을 소개했다. 이 내용은 6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국제전기전자기술협회(IEEE) 주관으로 열리는 ‘2016 영상인식학회(CVPR)’에서 발표 논문으로 선정돼 공개를 앞두고 있다.
논문 교신저자인 이경무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고가의 카메라 장비로 촬영하지 않아도 고화질 영상을 얻을 수 있는 기술이라는 점에서 경제적”이라며 “폐쇄회로(CC)TV나 초음파 장비 등에서 얻은 저화질 영상도 고화질로 바꿔 상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현재 인공지능(AI)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AI코리아’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미국의 경우 AI 분야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자유롭게 논문을 공유하고 토론하면서 기술을 발전시키는 분위기가 있다”며 “AI코리아를 통해 딥러닝 등 AI 기술을 자유롭게 토론하는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국내 AI 발전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