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브리엘 코코 샤넬. 사진제공=샤넬
2차 세계대전 무렵 독일과 프랑스 첩보기관들이 주도한 지하공작을 연구해온 프랑스 역사학자 모임은 16일(현지시각) ‘코코’ 샤넬 등 유명 인사들의 당시 행적과 공작 등이 상세히 적힌 비밀 기록 수천 점을 공개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메모에는 “마드리드에서 활동하는 한 정보원은 코코 샤넬이 1942년부터 이듬해까지 권터 폰 딩크라게 남작의 정부 겸 공작원이라는 사실을 알려왔다”라며 “딩클라게는 1935년 스페인 주재 독일대사관 주재관으로 근무한 적이 있고 선전전문가로 첩보기관 요원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라고 적혀있었다.
비밀 기록 관리 책임자는 “샤넬이 아프베어에 공작원으로 정식 등록된 사실도 드러났지만, 샤넬 자신이 공작원이라는 사실을 알았을지는 의문이다”라고 주장했다.
코코 샤넬이 나치 스파이라는 의혹은 끊임없이 제기됐다. 2011년 미국 언론인 핼 보건은 ‘적과의 동침, 코코 샤넬의 비밀전쟁’(Sleeping With the Enemy: Coco Chanel‘s Secret War)이라는 책에서 샤넬이 나치 선전선동 책임자였던 오제프 괴벨스의 최측근 딩크라게 남작의 구애와 회유로 스파이 활동을 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2014년 12월 프랑스 공영방송 ’채널3(F3)‘도 다큐멘터리를 통해 코코 샤넬이 압베르의 스파이가 되는 과정을 파헤친 바 있다. 당시 채널3은 미공개 프랑스 국방 문서를 발굴해 샤넬이 고유번호 ’F-7124‘와 암호명 ’웨스트민스터(Westminster)‘를 부여받은 나치의 스파이였다고 보도한 바 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