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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서울대교수協 “성낙인 총장 중간평가 하겠다”

입력 | 2016-03-17 03:00:00

“리더십 부족에 소통도 미흡” 주장, 6월 실시… 불신임 여부는 안묻기로
개교이래 두번째… 법인화 이후 처음




서울대 교수들이 성낙인 총장을 중간평가하기로 했다. 서울대의 총장 중간평가는 2000년 이기준 당시 총장에 대해 이뤄진 뒤 개교 이래 두 번째이며, 2012년 법인화 이후로는 처음이다. 불신임을 묻는 것은 아니지만 평가 내용이 총장의 직무수행 전반에 걸쳐 있어 결과에 따라 성 총장의 리더십에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서울대 교수협의회는 15일 이사회를 열어 ‘총장 중간평가위원회’를 구성하고 2014년 8월 취임한 성 총장의 임기(4년) 반환점을 앞둔 6월 중간평가를 실시하기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중간평가위는 5월까지 평가지표를 작성하고 6월 모든 서울대 교수가 참여하는 중간평가를 해 2학기가 시작되는 9월 초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중간평가 지표는 서울대의 연구 환경, 발전 현황, 행정 등 총장 직무수행 전반을 아우르는 내용으로 구성된다.

서울대 교수협의회가 교칙 등에 규정화되어 있지 않은 총장 중간평가에 나선 것은 갈수록 악화되는 연구 환경에 대응하는 총장의 리더십이 보이지 않는다는 여론이 팽배해졌기 때문이다. 사회대 A 교수는 “각자도생(各自圖生) 식의 연구비 타오기 경쟁만 심화돼 기초학문은 고사하기 직전”이라며 “법인화 이후 첫 총장인 성 총장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해법이나 계획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간선제 방식으로 총장에 선출된 성 총장이 학내 구성원과의 소통에 미흡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범대의 B 교수는 “성 총장이 지나치게 외부의 시선을 의식한다는 비판이 많다”며 “공식적으로 공약이나 이행계획을 공개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서울대 교수협의회는 앞으로 총장 중간평가를 제도화할 계획이다. 지난해 교수협의회 회장이 된 조흥식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당시 총장 중간평가를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조 교수는 “총장 임기 만료 후에도 최종평가를 진행하는 등 총장에 대한 체계적인 평가가 계속될 수 있도록 제도화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대 교수협의회는 임의단체이지만 모든 서울대 교수가 자동적으로 가입해 현재 2000여 명이 회원으로 있다.

서울대 교수들은 2000년 이기준 당시 총장의 독선적인 학교 운영에 대한 불만의 표시로 중간평가를 실시한 바 있다. 이 역시 불신임의 성격은 아니었지만 이 총장은 상당한 타격을 입었고, 사외이사 겸직 논란 등이 불거져 2002년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총장직에서 물러났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