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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단체연대회의 “서병수 시장, BIFF망친 장본인의 적반하장”

입력 | 2016-03-03 11:44:00

서병수 부산 시장. 동아일보DB.


서병수 부산시장과 영화인들의 갈등이 정점을 찍고 있는 가운데 한국영화제작가협회·한국영화감독조합 등 영화인들이 모여 있는 영화단체연대회의는 2일 서병수 부산시장이 자청해 연 기자회견 발언에 대해 비판을 하고 나섰다.

영화단체연대회의는 3일 성명서를 통해 “서병수 부산시장이 2일 기자회견을 열어 새로 위촉한 부산국제영화제조직위원회 자문위원을 비난하고 영화인들이 부산시민의 뜻과 다르게 부산국제영화제(BIFF)를 뒤흔드는 것으로 매도한 것에 공분을 금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5일 열린 BIFF총회는 이용관 집행위원장에 대한 재위촉 안건의 상정여부와 서 시장의 ‘조직위원장 민간 이양’ 선언에 따른 조직위원장 선출문제를 논하고자 했지만 서 시장의 일방적 폐회 선언과 퇴장으로 끝나고 말았다.

또한 영화인들은 이날 BIFF 사무국에 임시총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했다. 정관에 따라 부산시는 3월 16일까지 임시총회를 개최해야하지만 “정관 개정을 무조건 서두를 게 아니라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하며 임시총회를 소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서 시장은 여기에 덧붙여 3일 기자회견에서 BIFF 총회 위원들이 요구한 임시총회를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 이유는 총회 개최 직전 기습적으로 위촉된 위원들이기에 자격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 특히 서 시장의 “자격도 없는 사람들이 부산국제영화제를 좌지우지한다”라고 발언은 영화인들의 공분을 샀다.

서 시장이 지칭한 신규 자문위원은 최동훈, 류승완, 변영주, 정윤철 등 감독조합 부대표 4인을 비롯한 이미연, 김대승, 방은진, 김휘 감독, 배우 유지태, 하정우, 제작자 오정완, 이준동, 최재원, 김조광수 등 한국 영화 일선에서 역동적으로 활동 중인 여러 영화 단체 관계자와 전문가들이며 부산지역 영화인을 비롯한 문화예술 관계자 등도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이에 대해 영화단체연대회의는 “서 시장의 주장대로라면 이번에 위촉한 68명의 자문위원은 BIFF에 기여한 바도 없는 인물들인란 말인가. BIFF를 향한 애정과 미래를 위해 함께 뜻을 모으려고 하는 영화인들에게 조직위원장인 부산시장이 이런 말을 사실이 믿겨지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또한 영화단체연대회의는 이미 조직위원장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서 시장이 BIFF의 운영에 깊이 개입하려는 이유를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서 시장이야말로 BIFF를 파행으로 몰고 간 장본인이다”라고 비난했다. 이어 전날 기자회견에서 서 시장이 “영화제가 누구의 것이냐”며 말한 것에 대해 영화단체연대회의는 “부산시민들에게 호소하는 모양새를 연출했다”며 “BIFF를 망가뜨린 부산시장의 적반하장에 기가 막힐 뿐”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BIFF는 부산시민과 영화인은 물론 온 국민의 소중한 문화자산이며 부산국제영화제조직위원회는 부산시의 산하 기간이 아닌 민간 사단법인이다. 그에 걸맞은 자율성과 독립성을 보장받아야 한다”라고 주장하며 “서 시장은 BIFF 운영에 손을 떼야 하며 위원들이 요구한 임시총회를 20일 안에 열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