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2 본방송 2016년내 시작
방송통신위원회가 EBS의 다채널방송(MMS) 사업을 추진하면서 사실상 상업광고를 허용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국민 대다수가 유료방송인 케이블TV 등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무료 보편서비스 확대’라는 명분을 내세우는 것도 궁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MMS란 방송 주파수 신호를 압축·전송하는 방식으로 기존 방송용 주파수를 쪼개 더 많은 채널을 운영하는 서비스다.
방통위는 28일 최성준 위원장 주재로 전체회의를 열어 MMS의 법적 지위와 채널 수, 광고·편성 규제 등을 담은 ‘MMS 도입 방안’을 마련하고 올해 안에 EBS2의 본방송을 시작하기로 했다. 기존 EBS 주파수에서 나온 EBS2는 지난해 2월부터 지상파 10-2번 채널과 케이블TV의 아날로그 상품, 인터넷TV(IPTV)에서 초중학 학습 및 영어교육 콘텐츠 등을 하루 19시간씩 시범 서비스하고 있다.
그러나 케이블방송 업계는 최근 방송 광고 형태가 급변하는 현실을 감안하지 않은 결정으로 보고 있다. 프로그램에 소품으로 광고하는 PPL 방식은 2014년에 전년 대비 33.9% 증가하면서 매년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방통위의 이번 결정이 반대 여론이 적은 EBS를 앞세워 사실상 나머지 지상파 3사에 채널과 광고를 몰아줄 길을 열어줬다는 지적이 나온다. MMS를 허용하는 근거가 되는 방송법 개정안에 지상파 3사의 진입을 명시적으로 금지하지 않으면 지상파가 MMS에 언제든지 진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방통위 측은 “방송법 개정안에 EBS와 같은 특정 방송사에만 MMS를 허용한다고 명시하기는 어렵다”고 밝히고 있다. 이날 열린 전체회의에서도 일부 방통위 상임위원은 향후 EBS뿐만이 아닌 다른 지상파에도 MMS를 허용할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방통위가 MMS를 도입하며 ‘무료 보편서비스 확대’를 명분으로 내세운 것도 논란거리다. 일반 가정에서 케이블TV나 IPTV를 이용하지 않고 EBS를 보는 곳은 6.7%에 불과하다. 절대 다수가 이미 유료방송을 통해서만 EBS2를 볼 수 있어 무료 채널 증가를 체감할 수 있는 가정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