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창의 가톨릭관동대 인문경영대학 교수
‘연간 400만 원 한도 내에서 납입액의 100%까지 소득공제가 적용된다’는 문구가 은행 현수막에 걸린 적이 있다. 그런데 이제 또 세법이 바뀌어, 연간 400만 원씩 연금저축을 납부했을 경우, 과거엔 소득공제로 66만 원의 절세 혜택을 받을 수 있었지만 세액공제로 변환되면서 48만 원밖에 못 받게 됐다.
게다가 더 큰 함정이 도사린다. 당초 은행들은 시중금리보다 2%포인트 정도 높게 이자를 지급한다며 모객 행위를 했지만, 사업비로 월납입금액의 10∼15%를 꼬박꼬박 보험사가 가로채 갈 것이라는 사실은 한마디도 말해주지 않았다. 금융감독기관이 보험회사와 은행의 농간을 감독하지 못한 것인지, 알고도 같은 편이 됐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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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 사업비 관련 문제 제기를 할라치면, 보험회사는 변명만 늘어놓기 일쑤다. 계속 항의하면 ‘불완전판매’로 해지시켜 원금만 주겠다고 한다. 이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금융감독원에 조정신청을 해야 하고, 또 중도 해지할 경우에는 원금과 이자를 포함한 금액의 16.5%를 기타소득세로 내야 한다. 종합소득합산 과세로 세금폭탄을 맞을 수도 있다. 소비자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에 빠진다.
계륵이 되어버린 연금저축은 서민의 골칫거리가 됐다. 세법 개정 이후 유지할 것인가, 해지할 것인가. 답이 없다. 신규 금융상품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는 가입 당시의 소득공제 취지를 정부가 유지시켜 주었으면 한다. 그리고 사업비를 얼마나 쓰는지를 알리지 않고 가입자를 우롱하고 있는 보험회사도 금융 당국은 철저히 조사하여 진상을 밝혀야 한다.
홍창의 가톨릭관동대 인문경영대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