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의 전설이 또 하나의 금자탑을 쌓았다. 삼성 이승엽(왼쪽)은 8일 서울 서초구 더 케이 호텔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를 차지하면서 자신이 보유 중이던 역대 최다 9회 수상을 뛰어넘어 사상 첫 두 자릿수 수상의 신기원을 열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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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상 첫 10번째 골든글러브·39세 3개월 20일 최고령 수상…“나이는 편견” 인간승리 메시지
KBO리그의 ‘살아있는 전설’인 삼성 이승엽(39)이 사상 최초로 골든글러브 10회 수상의 위업을 이뤘다. 이승엽은 8일 서울 서초구 더 케이 호텔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지명타자 부문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로써 이승엽은 1997년부터 2003년까지 7년 연속 1루수 부문 수상에 이어 일본프로야구에서 복귀한 뒤 2012년과 2014∼2015년 지명타자 부문 수상으로 10개째 황금장갑을 수집하게 됐다. 이승엽은 총 246표를 얻어 롯데 최준석(77표)과 NC 이호준(35표)을 압도적으로 제치며 역대 최고령 수상(39세 3개월 20일)까지 기록했다.
● “이 시대의 40대들에게 용기 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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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의 프리에이전트(FA) 잔류 계약(2년 총액 36억원)으로 이승엽은 2017시즌까지 ‘아름다운 끝내기’를 할 수 있는 시간을 얻었다. 그는 “남은 2년, 야구장 안팎에서 후배들과 팬들에게 봉사한다는 생각으로 뛰겠다”고 덧붙였다.
● “야구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 보내고 있다”
이승엽은 “지금이 내 야구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고 단언했다. “과거 전성기에는 더 이상 오를 곳이 없는 것 같았다”고 밝혔다. 주위의 기대치에 부응은 해야 하는데, 스스로의 목표의식은 상실된 고독함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아무래도 몸이 예전 같지 않기에 계속 연구하고 시도하는 재미가 생기고 있다. 그런 과정에서 야구를 더 알아갈 때 희열을 느낀다고 이승엽은 고백했다. “예전에 느끼지 못했던 재미가 생겼다”고 강조했다.
이승엽의 삼성은 2016시즌을 앞두고 전력누수가 심각하다. 그러나 “사람들은 누군가가 빠졌다고 인정해주지 않는다. 프로는 1등으로 말한다. 올해를 긍정적인 터닝 포인트라고 생각하고 임하겠다”는 이승엽의 말 속에는 삼성이 쌓아올린 영광이 쉽사리 허물어지지 않으리라는 믿음이 깔려있었다. 그 중심에는 ‘40세 청춘’ 이승엽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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