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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de GyengBuk]2016 '경북 새천년' 연다

입력 | 2015-11-25 03:00:00



뿌리 전통 바탕 근본 같은 말을 들으면 답답한 느낌을 받기 쉽다. 요즘 같은 초고속 인터넷 시대에 무슨 뿌리고 전통이냐는 생각이 스칠 수 있다. 하지만 ‘삶’은 기능이나 기술 만으로 부족하다. 순간순간이 이어져 오랜 시간을 이루듯 삶의 현장이 하나둘 쌓여 뿌리를 내리고 전통으로 축적된다. 깊이 품고 있는 든든한 힘인 ‘저력’은 뿌리와 전통에서 나온다. 경북에는 종가(宗家)가 많다. 240여 개로전국의 35%가량이다. ‘종’은 뿌리요 바탕이며 근본이다. 넓고 깊다. 지나온 오랜 시간은 전통으로 차곡차곡 쌓이는 숙성 과정이다. 숙성을 거친 성숙함은 아름답고 뛰어나다. 이를 바탕으로 다가올 먼 미래를 준비한다. 더 크고 바른 공동체를 꿈꾸기 때문이다. 지난달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유교책판은 경북도가 설립한 한국국학진흥원(안동)이 2002년부터 시작한 목판수집운동으로 가능했다. 6만4000여 장을 완벽하게 보관 하고 있다. 종가를 중심으로 오랜 세월과 함께 보관해온 목판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신라의 삼국통일부터 올바른 삶을 추구한 선비정신, 침략에 몸을 던지는 호국, 지구촌의 가난을 걱정하며 새마을운동을 국제사회에 보급하는 개방적 노력 등은 ‘종(宗)의 정신’에서 우러나오는 실천이다. 경북도가 ‘경북 정체성(正體性)’을 확인하면서 과거를 살피고 오늘을 진단하며 내일을 준비하는 노력을 하는 이유도 바로 이런 종가의 뿌리 깊음에 대한 책임이다. ‘올곧음’ ‘신바람’ ‘어울림’ ‘나아감’이라는 경북의 4대 정신은 이를 위한 에너지요 시대정신이다. 경북도가 오랜 대구 생활을 끝내고 내년 2월 안동하회마을 부근으로 이전한다. 신라 천년을 계승해 새로운 천년을 향한 나아감이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