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층 발길 2014년보다 크게 늘어 “엔지니어 경험 살려 하우스 재배” “ICT 기반 종자개발기술 배울 것”… 아이디어 농업으로 새 인생 도전
28일 창농귀농 박람회에 참가한 대학생 박승순 씨(27·왼쪽)가 충남 서산시 부스에서 귀농, 창농 상담을 받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이날 박람회를 찾은 김상훈 씨(39)가 밝힌 ‘귀농의 꿈’이다. 행사장 곳곳을 빠짐없이 둘러보던 그는 특히 ‘스마트팜관’에서 눈길을 떼지 못했다. 경기 수원시에서 휴대전화 대리점을 운영하는 김 씨는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고품질 종자를 개발하는 기술에 관심을 보였다. 그는 귀농 후 자색당근 재배를 계획하고 있다. 김 씨는 “자색당근에 안토시아닌(노화를 늦추고 심장에 좋은 항산화물질)이라는 성분이 많아 판로 확보에 유리할 것 같다”며 “다만 국내에 흔치 않은 작물이라 재배방법과 씨앗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박람회에는 김 씨처럼 귀농귀촌을 준비하는 30, 40대의 발길이 지난해보다 크게 늘었다. 귀농귀촌을 바라보는 시선이 과거 ‘은퇴 후 전원생활을 즐기기 위한 것’에서 이제는 ‘젊은이들이 새로운 인생을 위해 도전하는 것’으로 변화한 것이다. 이들은 현재 몸담고 있는 분야와 농업을 연계하는 방식으로 ‘창농’에 적극적인 것이 특징이다.
자녀의 성장과 교육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귀농을 고려하는 이들도 있었다. 경기 지역의 한 대안학교 교사인 성모 씨(36)는 “요즘 강원 춘천이나 정선 또는 전북 쪽을 예정지로 눈여겨보고 있다”며 “아이들이 자연과 가깝게 지내는 게 교육적으로 좋고 건강을 고려해 농촌에서 사는 게 낫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직장에서 은퇴한 60, 70대 관람객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줄을 이었다. 홍태의 씨(62)는 “얼마 전까지 자동화 기계 관련 엔지니어로 일했다”며 “지난해부터 집 근처 텃밭에서 고구마 등을 기르는데, 이제는 재배기술을 제대로 배우고 싶어 이곳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엔지니어를 했던 경험을 살려 하우스 재배 시스템 등을 배워 본격적으로 농사를 짓고 싶다”고 덧붙였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