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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롯데-9호선 공사로 석촌호수 물 빠져”

입력 | 2015-08-07 03:00:00

서울시, 전문가 진단 발표
주변 대형공사로 물흐름 변경… 도로 싱크홀과는 직접 관련 없어




서울 송파구 잠실 석촌호수는 1980년대 한강 매립사업을 하면서 만든 인공호수다. 호수 바닥이 물이 잘 빠지는 모래 자갈로 이뤄져 하루 평균 2000t가량의 물이 지하로 스며든다. 이 때문에 한강에서 물을 끌어와 수위를 유지한다. 하지만 2011년 10월부터 석촌호수의 수위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2010년 연평균 4.68m이던 수위는 2011년 10월 4.57m로 낮아지더니 2013년 10월 4.17m까지 내려갔다.

전문가들은 주변 제2롯데월드, 지하철 9호선 등 대형 공사를 물 빠짐 원인으로 지목했다. 실제 제2롯데월드는 2010년 11월 착공했고 지하철 9호선 2단계 공사는 2012년부터 진행됐다. 그동안 건설사들은 “공사와 물 빠짐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정식 용역 결과 두 공사가 석촌호수 수위 하락의 원인임이 밝혀졌다.

6일 서울시가 발표한 한국농어촌공사의 ‘석촌호수 수위저하 원인조사 및 평가’ 용역 결과에 따르면 물 빠짐의 원인이 제2롯데월드와 지하철 9호선, 주변 대형 신축건물 8곳의 공사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석촌호수의 물과 제2롯데월드, 지하철 9호선에서 나오는 유출수가 유사하고 각 공사장 방향으로 물 흐름이 변경됐다는 이유였다.

제2롯데월드가 먼저 영향을 미쳤고 이후 지하철 9호선의 영향이 컸다. 제2롯데월드의 물 빠짐 기여율은 2012년 3월 72%였지만 공사가 단계별로 완공되는 시점인 2013년 10월에는 36%까지 낮아졌다. 반면 지하철 9호선 공사는 2012년 3월 25%에서 2013년 10월 53%로 커졌다.

다만 석촌호수의 물 빠짐은 주변 지역에서 발생한 도로 함몰이나 지반침하 현상과 직접 관련이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수위 저하로 지반이 최대 8mm 내려앉았지만 허용 침하량 ‘25mm 이내’라는 것. 또 지하수 이동속도가 시간당 1.3∼8.3cm로 느려 도로 함몰의 원인인 토사 유출을 일으키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됐다. 최근 2년간 석촌호수 주변 84곳의 지하수위도 큰 변동이 없이 안정적이었고 토사 유출도 발견되지 않았다. 김준기 도시안전본부장은 “석촌호수 물 빠짐은 인근 대형 공사장 지하수 유출이 원인이지만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며 “공사장의 유출 지하수 관리를 철저히 해 시민의 불안을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김새난슬 인턴기자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