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LG 선발 김광삼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문학|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7월의 마지막 날, 인천SK 행복드림구장에서 ‘작은 기적’이 일어났다. 1056일, 근 3년의 공백을 딛고 LG 김광삼(35)이 마운드에 선 것이다.
김광삼의 가장 최근 등판은 2012년 9월 8일 잠실 KIA전 선발이었다. 그해 10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고 김광삼은 기약 없는 재활에 들어갔다. 이후 2014년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한 차례 더 받았다. 그러나 통증은 좀처럼 가시지 않았고, 2년을 통째로 날려야만 했다.
2시즌을 마운드로 돌아가지 못했지만 김광삼은 좌절하지 않았다. LG 구단도 김광삼을 버리지 않았다. 올 시즌 2군에서 57.1이닝을 던져 2승 6패 1세이브 1홀드 방어율 4.87을 올렸다. LG 양상문 감독은 이런 김광삼에게 전격 선발 기회를 줬다.
신일고를 졸업하고 1999년 LG 입단하자마자 1군 선발로 기용될 정도로 잠재력이 큰 파워피처였다. 2000년 상무에 입대한 뒤 2003년 제대해 LG 선발진의 한 축을 이뤘다. 제대 후인 2005년까지 3년간 22승을 거뒀다. 그러나 이후 2007년까지 2년 간 1승밖에 보태지 못했다. 2006년에는 팔꿈치 수술까지 받았다. 늘 미완의 대기라는 평가를 듣다가 결국 2008년부터 타자로 전향했다. 그러나 2010시즌부터 다시 투수로 돌아왔다. 투수로 복귀한 2010년 데뷔 첫 완봉승도 해내는 등, 그해 7승(6패)을 거둬 재기에 성공했다. 이후 2011년에 4승, 2012년 7승을 보탰으나 부상의 덫에 걸렸다. 그러나 김광삼은 이 모든 역경을 이겨내고, 끝내 돌아왔다. 돌고 돈 야구인생이지만 목적지는 마운드, 하나였다. 7월 31일 기록상으로 승리투수는 아니었지만 승리 이상의 가치를 김광삼은 보여줬다.
문학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