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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기준금리 현행 0~0.25% 수준 유지 …제로금리 탈출 기대

입력 | 2015-07-30 16:59:00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첫 금리 인상이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29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현재의 정책금리 수준(0~0.25%)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또 다음 회의가 열리는 올 9월에 금리를 올릴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도 명확한 힌트를 주지 않았다. 그러나 연준은 여러 경제 지표들이 점차 호전되고 있다는 점을 재차 확인하면서 7년 만의 금리 인상이 거의 눈앞에 다가왔다는 분위기를 풍겼다.

연준은 이날 성명에서 “노동시장이 개선되고 인플레이션이 중기적으로 2%에 도달한다는 ‘합리적 확신’을 가진 뒤 금리를 올리겠다”는 원래의 입장을 그대로 유지했다. 그러면서 최근 미국 고용 및 주택시장 상황에 대해서 긍정적인 판단을 내렸다.

특히 연준은 “금리 인상을 위해서는 노동시장이 조금 더 개선(some further improvement)돼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기존 문구에서 ‘조금(some)’이라는 단어를 추가한 것이다. 이는 ‘연준이 보기에 미국 고용지표가 거의 정상을 회복했고 이제 아주 약간만 더 좋아지면 바로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뜻으로 시장에서 해석됐다.

미국 현지에서도 연준의 첫 금리인상 시점을 9월로 보는 견해가 대체로 우세한 분위기다. 미셸 마이어 BoA메릴린치 이코노미스트는 “고용시장이 일정 수준 개선될 것으로 보이면 곧 금리 인상에 나서겠다는 뜻”이라며 “12월보다 9월에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신호로 본다”고 말했다. 로젠버스 블랙록 투자전략가도 “연준은 잠재적인 디플레이션 압력에도 9월에 금리 인상을 시작할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향후 더 빠르게 인상해야 하는 위험을 안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앞으로 한두 달 사이 성장률 고용 물가 등의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크게 악화된다면 연준은 금리인상 시기를 12월로 미룰 가능성이 크다. 골드만삭스는 “9월 인상은 너무 이른 측면이 있으며 지나치게 빨리 올리면 향후 경기 불확실성을 높일 수 있다”며 “앞으로 경제지표 개선 상황을 보고 12월에 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다음 FOMC는 9월 16, 17일에 열리며 이후 10월, 12월에도 예정돼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은 미국의 9월 금리인상 가능성에 베팅하는 모습을 보였다. 원-달러 환율이 전날보다 10.0원 급등(원화가치는 하락)한 1168.4원로 마감해 2012년 6월 13일(1168.4원) 이후 3년 1개월 여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일본(30일) 미국 유럽(이상 29일) 등 글로벌 증시는 오름세를 보였다. 미 연준이 연내 금리를 올린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된 데 따른 것이다. 다만 한국 증시는 미국 금리의 향방과 별도로 국내 기업의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하락세를 나타냈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0.91% 하락해 2,020선 밑으로 떨어졌고 코스닥지수는 그동안 급등했던 바이오·제약주(侏)들이 흔들리면서 2.41% 급락해 710선으로 주저앉았다.

유재동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