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ABT 발레단의 코프랜드, 첫 흑인 수석무용수로 임명
올해로 창립 75주년을 맞은 미국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는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미스티 코프랜드(33·사진)를 수석무용수로 승급한다고 밝혔다. ABT의 75년 역사상 첫 흑인 여성 수석무용수가 된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돌파해내자.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보자’는 강한 의지가 생겼다”며 “(흑인인) 내가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것도 내 앞의 선구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ABT의 레이철 무어 대표는 “미국은 다양한 민족과 인종이 모인 국가인 만큼 국립 발레단인 ABT도 미국(의 다양성)을 닮아야 한다”고 그의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발레리나로선 늦은 나이인 13세 때 발레를 시작한 코프랜드는 2000년 ABT에 입단했고 2007년 혼자 공연할 수 있는 ‘솔로이스트’ 자리에 올랐다. 뉴욕타임스(NYT)는 “코프랜드는 ‘ABT의 수석무용수가 되고 싶다’는 의지를 자서전 등을 통해 공개적으로 밝혀왔는데 그런 적극적 태도는 (보수적인) 무용계에서는 흔치 않다”고 전했다.
미 언론들은 “발레리나 사진이 타임 표지에 실린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전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