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렉서스 하이브리드 차량을 여러 대 바꿔 타가며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토요타 트레이닝센터를 출발해 원주-단양-충주 월악선착장-여주-양평을 거쳐 서울 신사동에 이르는 총 거리 418km를 약 8시간 동안 달렸다.
한낮의 뜨거운 태양을 피할 겨를도 없이 시승에 투입된 렉서스 하이브리드 4총사 GS450h, NX300h, CT200h, ES300h를 순서대로 경험했다. 이 차들은 고효율 가솔린 엔진과 고출력 전기모터를 기반으로 렉서스 특유의 정숙성과 빠른 응답성을 공통분모로 가졌다.
V6 3.5리터 가솔린 엔진과 2개의 전기모터가 결합해 강력한 힘과 효율을 자랑하는 GS450h는 연비에만 초점을 맞춘다는 하이브리드의 편견을 깨는데 충분했다. 가솔린과 전기모터의 합산 출력이 345마력에 달해 탁월한 주행감과 묵직하게 속도계 바늘을 밀어붙이는 힘이 인상적이다. 고출력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이상적인 조화를 이루는 전자제어 무단변속기는 하이브리드 고유의 효율적인 연비 달성과 함께 믿기 힘들 정도의 정숙성을 보여줬다. 변속충격이 전혀 없어 극도로 부드러운 가속이 가능하고 정밀하게 조율돼 직결감이 뛰어나다.
주행모드는 상황에 따라 에코(Eco), 노멀(Normal), 스포트 S(Sport S), 스포트 S+(SPORT S+)에서 선택이 가능하다. 에코 모드에서는 주행 중 에너지 효율의 최적화에 초점을 둬 파워트레인, 변속제어 및 에어컨 시스템에 시트 히터까지 연동 조정해 불필요한 연료소비를 줄인다.
보다 역동적인 주행을 위한 스포트 S모드는 파워트레인의 제어에 의해 가속페달 반응이 예민해지고 주행에 한층 더 힘이 붙는다. 스포트 S+에서는 섀시의 설정까지 바꿔 6기통 가솔린에 더해진 2개의 전기모터의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8기통 가솔린에 버금가는 공격적인 주행성능을 느낄 수 있다.
#NX300h, 20~30대 취향 공략 “도심형 SUV에 딱”
개성 강한 디자인의 NX300h는 콘셉트카를 양산차로 만든 듯 외부의 전후좌우 어디를 살펴봐도 날렵하고, 실내는 고급스러운 디자인이 특징이다. 전체적으로 콤팩트한 차체에 차세대 렉서스를 상징하는 강렬한 스핀들 그릴이 눈에 들어온다.
#CT200h, 마음 놓고 달려도 연비는 항상 기대 이상
렉서스의 스핀들 그릴이 유난히 뚜렷하게 적용된 CT200h는 공격적인 주행성능과 하이브리드의 효율성 또한 빼놓지 않은 렉서스의 엔트리급 차량이다. 파워트레인은 하이브리드 드라이브 시스템을 탑재해 최고출력 99마력의 1.8리터 VVT-i 가솔린 엔진과 82마력의 전기모터를 결합해 시스템 최고출력 136마력, 최대토크 35.6kg.m를 발휘한다.
발끝에 힘을 더해도 어지간해서 지치지 않는 출력은 작은 차체를 충분한 힘으로 밀어붙인다. 전륜 맥퍼슨 스트럿, 후륜 더블 위시본을 사용한 서스펜션의 반응은 고속과 저속에서 모두 독일차 수준의 딱딱한 세팅이다. CT200h의 공인연비는 복합 18.1km/ℓ이다. 이날 에코와 스포트 모드를 번갈아가며 마음 놓고 가속페달을 밟은 결과 실제 연비는 20.8km/ℓ를 기록했다.
#ES300h, 전설의 강남 쏘나타 “끝없는 편안함”
ES300h는 상급 모델인 GS에 준하는 고급스러운 실내와 편안한 승차감에 날카로운 핸들링, 뛰어난 연비, 친환경성을 특징으로 한다. 실내는 전륜구동 차량의 강점을 최대한 살려 휠베이스를 기존보다 45mm 확장시켰다. 덕분에 대형 고급차에 필적하는 넓은 실내공간을 확보했다. 프런트와 리어 오버행은 각각 5mm 늘리고 25mm 줄여, 전체 길이가 25mm 밖에 늘어나지 않으면서 균형 잡힌 차체를 유지했다.
ES300h는 가벼운 차체를 기반으로 정숙하면서도 안락한 승차감이 특징이다. 고속에서 실내로 유입되는 풍절음도 고급차에 걸맞게 잘 절제됐고 가속페달을 밟을 때마다 느껴지는 빠른 반응도 인상적이다. 이날 고속도로와 서울 시내에서 가다 서다를 반복한 결과 평균연비는 11.6km/ℓ를 기록했다.
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hoon14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