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非盧진영 “김상곤 黨정체성 강조 수상하다”

입력 | 2015-06-12 03:00:00

새정치聯 혁신위 갈등 확산
“중도성향 의원들 물갈이했던 2012년 한명숙지도부 화법 연상”
친노편향 인선 이어 부글부글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 인선을 둘러싼 후폭풍이 거세다. 김상곤 혁신위원장이 10일 서울대 조국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혁신위원 10명을 발표하자 비노(비노무현)계는 “친노(친노무현) 계파 패권주의를 청산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비노계인 박주선 의원은 11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당의 가장 큰 선결 혁신과제는 친노 수장인 문재인 대표의 사퇴를 통한 친노 계파 해체”라며 “이 혁신위에서 이런 결정을 내릴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썩고 곪아 터진 부분은 친노 패권이고, 이를 청산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은 문 대표가 물러나야 한다”고 문 대표의 사퇴를 요구했다.

안철수 전 공동대표 측 인사로 알려졌던 최태욱 한림대 교수를 포함한 것도 사실상 ‘구색 맞추기 인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최 교수는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회원이어서 공동의장을 지낸 김 위원장과 가깝고, 안 전 공동대표와는 지난해 새정치비전위원회 활동 이후 별다른 교류가 없었기 때문이다. 안 전 공동대표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발표를 보고서야 알았다”며 “혁신위원장에게 전권을 주기로 했던 만큼 어떤 위원을 선임하느냐는 위원장 몫”이라며 거리감을 뒀다.

최 교수는 ‘비례대표 의원과 국회의원 정수의 확대’를 주장했다. 그래서 “국회의원이 400명은 돼야 한다”고 밝혔던 문 대표와 오히려 ‘코드’가 맞는다는 관측이 나온다. 안 전 공동대표는 2012년 대통령선거 당시 “국회의원 정수를 100명으로 줄이자”고 제안했다.

김 위원장이 거듭 ‘정체성’을 강조하는 것도 논란거리다. 김 위원장은 전날에도 “당의 정체성을 세우는 게 혁신”이라며 “야당다운 야당으로 거듭나 국민과 당원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내에선 2012년 총선 당시 친노 성향의 한명숙 대표 지도부가 공천 기준으로 ‘정체성’을 강조한 사실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이 ‘정체성’ 잣대가 중도 성향의 강봉균 최인기 전 의원 등을 낙천하게 만든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친노 사천(私薦)’ 논란이 증폭됐다.

익명을 요구한 비노계 의원은 “친노-486 중심의 혁신위를 구성한 걸 보면 친노 패권을 청산하라는 비노계를 혁신 대상으로 공식화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내가 혁신위원을 뽑을 때는 실력, 헌신과 희생정신을 기본으로 학계와 시민사회, 지역사회 의견을 들어서 구성했다”며 비노계의 비판을 정면 반박했다. 혁신위는 12일 국회에서의 첫 회의를 시작으로 매주 두 차례 회의를 할 계획이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배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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