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인터내셔널 사장 “미얀마 가스전 매각 반대” 공개 글 “구조조정 방침에 반기 묵과 못해” 쇄신위 출범후 계열사 CEO 첫 조치
대우인터내셔널이 갖고 있는 미얀마 가스전에 대한 그룹 측의 매각 검토에 대해 전 사장이 최근 공개적으로 반대한 것을 묵과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9일 포스코에 정통한 재계 관계자는 “포스코 수뇌부가 전 사장을 해임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며 “지난달 비상경영쇄신위원회를 출범하면서 전 사장을 포함한 25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 임원들에게 사표를 받았는데, 현재 전 사장의 사표를 어떠한 방식으로 수리할 것인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고 로드중
이에 앞서 포스코그룹은 대우인터내셔널의 자원개발 사업부문 매각을 검토했다. 지난해 취임한 권오준 회장은 “비핵심 사업을 매각해 철강 본원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자금을 확보하겠다”며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선언하면서, 가장 매력적인 매물로 미얀마 가스전을 검토했다.
미얀마 가스전은 대우인터내셔널 영업이익의 대부분을 담당한다. 올해 1분기 미얀마 가스전에서만 영업이익 940억 원이 발생해 대우인터내셔널 1분기 전체 영업이익(1108억 원)의 85%를 차지했다. 미얀마 가스전이 없으면 대우인터내셔널의 영업이익률은 1%대로 주저앉는다. 대우인터내셔널은 2000년 가스전 탐사권을 획득한 이후 2013년 상업생산을 시작했다.
하지만 미얀마 가스전 매각설로 대우인터내셔널 직원들이 동요하자 전 사장은 지난달 26일 대우인터내셔널 사내게시판에 ‘미얀마 가스전 매각설에 대한 적극적 대응 시작’이라는 제목으로 매각에 반대하는 의견을 올렸다. 전 사장은 이 글에서 “미얀마 가스전 매각은 명분도 부족하고 재무적 실리도 없으며 절차상 실현 가능성도 없다”며 “미얀마 가스전 매각은 대우인터내셔널의 동력을 앗아갈 뿐 아니라 포스코에 대한 불신과 불만, 자회사로서의 자괴감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회장님께 편지를 통해 알렸다”고 공개적으로 반발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2010년 포스코에 인수된 이후에도 그룹 측의 경영방침에 자주 반기를 들어왔다. 포스코가 대우그룹의 모태인 대우인터내셔널 부산 섬유공장을 매각할 때는 노조가 크게 반발했다. 대우인터내셔널의 이름을 ‘포스코 대우’로 바꾸려 했다가 직원들의 반발로 포기하는 일도 있었다.
광고 로드중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