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동시’ 논란에 출판사 가문비 공식 사과문
‘학원에 가고 싶지 않을 땐 엄마를 씹어 먹어’
열 살배기 초등생의 한 편의 시가 인터넷 상에서 표현의 자유와 관련해 논란을 빚었다. “창작의 자유를 존중한다”던 출판사는 결국 여론의 뭇매에 백기를 들었다.
6일 출판사 가문비는 ‘어린이 시집 솔로 강아지 논란에 대한 입장’ 제하의 공지사항을 통해 “논란이 된 ‘솔로 강아지’ 도서 전량을 회수 및 폐기 결정했다”고 밝혔다.
출판사는 “작가의 의도를 존중했고 예술로 발표의 장이 확보 돼야 한다”는 의견을 내세웠지만 이번 공지를 통해 비난 여론을 수용한 것이다.
‘잔혹동시’ 동시집 ‘솔로강아지’ 중 ‘학원 가기 싫은 날이 논란이다.
이 양은 시에서 어머니를 “학원에 가고 싶지 않을 땐 이렇게 엄마를 씹어 먹어”라고 표현했다.
특히 “삶아 먹고 구워 먹어, 눈깔을 파먹어, 이빨을 다 뽑아 버려, 머리채를 쥐어뜯어”라는 시의 구절은 열 살 소녀의 문장으로 보기 힘들 만큼 자극적이다.
시의 내용이 인터넷 상에 공개되자 네티즌들은 “표현의 자유를 지나친 ‘잔혹동시’”라는 반응이다.
동시집엔 한 여자아이가 어머니로 보이는 여성 옆에 앉아서 입가에 피를 묻히며 심장을 먹는 삽화가 수록돼 있다.
한편 ‘잔혹동시’의 당사자 이 양의 어머니는 “그 시를 읽고는 아이가 싫어하는 학원에 더 이상 보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딸은 이전에도 많은 시를 썼으며, 다른 아름다운 시도 많은데 이 시만 가지고 논란이 불거지는 것은 원치 않는다”고 덧붙였다.
동아닷컴 도깨비뉴스 임성엽 기자 lsy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