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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건강 100세]여아 8세전 폭풍성장, 性조숙증 의심을

입력 | 2015-05-04 03:00:00


가천대 길병원 소아청소년과 안정민 교수

성조숙증은 여아의 유방 발달, 냉대하 같은 분비물 발생, 남아의 고환 발달, 변성기 같은 2차 성징이 또래에 비해 빨리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보통 여아는 만 8세, 남아는 만 9세 이전에 사춘기가 시작되면 성조숙증을 의심하게 된다. 성조숙증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뼈가 빨리 성숙해 더 이상 키가 크지 않거나 심리사회적 문제나 행동이 동반될 수 있다. 아이들은 자신의 발달 상태를 스스로 점검할 수 있는 능력이 없기 때문에 부모의 관심이 특히 중요하다. 인터넷에 떠도는 정보를 믿고 부모 스스로 판단하기보다 의심이 된다면 전문의와 상담을 받는 것이 치료의 첫걸음이 되겠다.

여아의 경우 80∼90%가 원인 질환 없이 발생하는 특발성 성조숙증이다. 남아에게서는 50%에서 원인 질환이 발견된다. 성조숙증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규명할 수 없지만 부모의 사춘기가 빨랐을 경우 등 유전적인 영향을 받았을 확률이 높다. 최근에는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인한 호르몬 분비 체계 변화 등 환경적 변화가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방, 단백질, 탄수화물 같은 영양소를 과다 섭취해 체지방률이 높아지면 체지방에서 분비되는 ‘렙틴’이라는 호르몬이 느는데, 렙틴이 성호르몬 분비를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또 아이들이 학업 등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것도 원인 중 하나로 알려지고 있다. 일회용 식기나 플라스틱 용기, 컵라면 용기, 패스트푸드 포장지 등 환경호르몬에 아이가 자주 노출되는 것도 위험하다. 내분비계 교란 물질로 알려진 환경호르몬은 체내에서 분비되는 정상적인 호르몬 작용을 방해해 성조숙증이나 성장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성조숙증은 왼쪽 손과 손목의 X선 사진을 찍어 뼈 나이를 측정하고, 호르몬 검사, 추적 검사 등을 실시해 진단할 수 있다. 대개의 경우처럼 특별한 원인 질환 없이 성조숙증이 나타났다면 성호르몬 억제제를 3, 4주 간격으로 병원을 방문해 주사로 맞게 된다. 치료 중에는 사춘기 진행이 억제되면서 키 크는 속도가 감소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뼈 나이를 늦춰 성장 기간이 늘어나 보통 1년을 치료하면 1∼1.5cm 더 큰다. 치료는 여아의 경우 실제 나이가 만 11세가 되거나 골연령이 만 12세가 될 때까지, 남아의 경우 골연령이 만 13세가 될 때까지 진행한다.


가천대 길병원 소아청소년과 안정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