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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최우선 투자목표… 한국인 “주택마련” vs 선진국 “은퇴자금”

입력 | 2015-04-23 03:00:00

프랭클린템플턴, 23개국 조사… ‘2015 글로벌 투자자 심리’ 발표




장기침체를 겪었던 국내 주택시장이 되살아나면서 한국의 투자자들은 ‘주택 마련’을 올해의 최우선 투자 목표로 꼽았다. 다른 나라 투자자들이 은퇴자금 마련을 1순위로 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또 세계 투자자들은 올해 글로벌 경제상황을 크게 우려한 반면 한국의 투자자들은 국내 경제상황을 가장 많이 걱정했다. 국내 경제 전망이 어두운 만큼 현금자산의 비중을 늘리는 등 보수적인 투자를 계획하는 한국인들이 많았다.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프랭클린템플턴은 세계 23개국의 투자자 1만1508명을 대상으로 한 ‘2015년 글로벌 투자자 심리조사’ 결과를 22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 투자자 500명 중 올해 투자 목표를 ‘주택 구입’이라고 꼽은 사람은 25%로 가장 비중이 높았다. 특히 25∼44세 청장년층에서 집을 사겠다는 응답이 30%나 나와 다른 연령대보다 높았다. 전세금이 급등하면서 매매로 돌아서는 수요자가 늘고 있는 최근 주택시장의 분위기를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세계 투자자들은 올해 투자목표를 은퇴자금 마련에 두겠다는 응답이 22%로 가장 많았다. 미국(51%) 일본(37%) 등 선진국일수록 은퇴자금을 마련하겠다는 비율이 높았다. 하지만 한국 투자자들은 은퇴자금 마련을 위해 투자한다는 응답이 13%에 불과했다. 중국(6%)과 그리스(6%)에 이어 세 번째로 노후준비에 대한 인식이 낮았다.

올해 가장 위험할 것으로 예상되는 자산으로 한국 투자자는 부동산(18%)을 가장 많이 꼽았다. 세계 투자자들이 주식(14%)을 최고위험 자산이라고 응답한 것과 대조적이다. 10년 후 위험 자산에 대한 전망도 마찬가지였다. 주택 구매를 최우선으로 여기면서도 부동산을 가장 위험하게 보는 한국인의 이중적인 심리가 드러난 셈이다.

또 한국 투자자의 50%는 올해 투자할 때 ‘한국의 경제상황’을 가장 우려한다고 답했다. 이어 글로벌 경제상황(47%), 정부의 재정정책(40%)을 걱정거리로 꼽았다. 반면 세계 투자자들은 자국의 경제상황(31%)이나 정부 재정정책(32%)보다 글로벌 경제상황(38%)을 더 걱정했다. 한국 투자자들이 자국 경제를 어둡게 보는 만큼 올해 보수적으로 투자하겠다는 응답도 59%로 세계 투자자들(55%)보다 높았다. 현금자산의 비중을 늘리겠다는 응답도 38%로 세계 투자자(24%)를 훨씬 앞섰다.

또 한국 투자자의 81%는 2년 이하의 기간을 보고 투자성과를 판단한다고 답했고, 3년 이상 장기투자를 고려한다는 응답은 19%에 그쳤다. 하지만 영국(68%) 캐나다(66%) 호주(65%) 등 선진국에서는 3년 이상 장기적으로 접근하는 투자자가 60%를 넘었다.

전용배 프랭클린템플턴 투신운용 대표는 “주택 구매 같은 현실적인 과제를 해결하는 데에 투자를 집중하면 단기적으로 고수익을 추구하게 되고 성급한 판단으로 위험한 투자 결정을 할 수 있다”며 “장기적인 측면에서 자산가치를 높이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