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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호남선 ‘요금 논란’, 코레일 “㎞당 요금 다른 이유는…”

입력 | 2015-03-17 16:57:00


다음달 2일부터 운행되는 고속철도(KTX) 호남선이 요금 논란에 휩싸였다. 호남지역 정치권이 요금이 과다 책정됐다며 재검토를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17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충북 오송역부터 광주 송정역까지 새로 깔린 고속선을 따라 달리게 될 KTX 호남선의 서울 용산역~광주송정역 구간(303.8㎞) 요금은 일반실 성인 기준 4만6800원으로 책정됐다. KTX 경부선에서 운행거리가 비슷한 서울역~동대구역 구간(286.8㎞)의 요금은 4만2500원이다.

㎞당 요금만 비교하면 KTX 호남선의 용산역~광주송정역 구간은 154원으로, KTX 경부선의 서울역~동대구역 구간(145원)보다 ㎞당 9원 비싸다. 그러자 전북도의회 등 호남 정치권이 “KTX 호남선의 요금이 KTX 경부선에 비해 10% 정도 비싸게 책정됐다”고 반발하며 요금 인하를 주장하고 나섰다.

하지만 코레일은 KTX 호남선과 경부선이 ㎞당 요금 차이가 나는 이유가 따로 있다고 설명했다. 용산역~광주송정역 구간에서 KTX 열차가 시속 300㎞ 속도로 달릴 수 있는 고속선 구간이 서울역~동대구역 구간보다 더 길기 때문이다. 용산역~광주송정역 구간에서 고속선과 일반선은 각각 279.1㎞, 24.7㎞인데 비해 서울역~동대구역 구간에서는 각각 223.6㎞, 69.5㎞다.

고속선의 비중이 높을수록 더 빨리 달리게 되고 소요시간은 덜 걸리게 돼 요금이 비싸진다. 국토교통부는 2011년 고속선과 일반선의 ㎞당 요금 상한선을 고시했다. 이를 기준으로 ㎞당 고속선에는 163.31원, 일반선에는 103.66원을 적용해 산정했다는 게 코레일의 설명이다. 손병석 국토부 철도국장은 “고속선 등을 감안하면 지역 차등은 없다”며 “지역별로 같은 요금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단 소요시간을 기준으로 한 용산역~광주송정역 운행시간은 1시간 33분이고, 서울역~동대구역은 1시간 41분이다. 평균 속도는 용산역~광주송정역이 시속 196㎞로, 서울역~동대구역(시속 174㎞)보다 12.6% 빠르다. 용산역~광주송정역 구간의 운행거리가 10.7km 더 길지만 고속선 비중이 높은 덕분에 오히려 8분이 덜 걸리는 것이다.

이같은 기준에 따라 이르면 7월부터 KTX 경부선의 서울역~동대구역 요금도 조정된다. 대전~대구 구간(약 45㎞)에 고속선 건설이 6월경 마무리되면 그 다음달부터 요금이 현행보다 2100원 오른 4만4600원으로 조정된다. 코레일 관계자는 “㎞당 요금은 155원으로, 용산역~광주송정역의 154원과 비슷해진다”고 말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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