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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稅테크 효자’ 연금펀드에 1조 우르르

입력 | 2015-03-12 03:00:00

연말정산 쇼크 후 시중자금 몰려… 퇴직연금-연금저축-소장펀드 각광
‘KB퇴직연금배당40펀드’ 최다선택… “3년이상 수익률 좋은 상품 가입을”




세액공제제도 도입 등에 따라 연말정산이 ‘13월의 세금 폭탄’이 되면서 세제 혜택이 있는 연금펀드에 최근 시중자금이 몰리고 있다. 정부의 비과세 감면 축소 정책에 따라 절세 상품이 점점 사라지고 있지만 연금저축계좌에 대한 세제 지원은 늘었기 때문이다. 11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연초 이후 9일까지 1조 원이 넘는 돈이 세제 혜택이 있는 퇴직연금펀드와 연금저축펀드, 소득공제장기펀드(소장펀드) 등에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퇴직연금펀드에만 8144억 원이 몰렸고, 연금저축펀드와 소장펀드에도 각각 2004억 원, 363억 원이 유입됐다.

○ 3년새 시장규모 2배로 늘어나


연금펀드 시장 규모는 최근 몇 년 새 급격히 커졌다. 2010년 5조 원 규모였던 연금펀드 수탁액은 2013년 10조 원을 돌파하며 2배로 늘었다. 자금의 유입 규모는 올해 들어 더 가파르게 증가했다. 연금저축상품과 개인형퇴직연금(IRP)의 절세 효과가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연금저축만 연 400만 원까지 세액공제를 받았지만 올해부터는 IRP도 최대 300만 원까지 추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700만 원 한도를 채우면 내년 연말정산 때 92만4000원(700만 원×13.2%)을 돌려받는다.

최근 부쩍 관심이 높아진 해외투자에 따른 세금 문제도 IRP를 통해 부담을 덜 수 있다. 해외자산에 투자하는 펀드를 통해 얻는 소득은 모두 배당소득세(15.4%)로 과세된다. 하지만 IRP에서 선택할 수 있는 연금펀드를 통해 해외자산에 투자하면 운용 수익을 해당 계좌에서 인출하기 전까지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그만큼 재투자 여력이 생기는 것이다.

○ “피트니스 하듯 꾸준히 관리해야”


그렇다면 어떤 연금펀드를 고르는 것이 좋을까. 제로인에 따르면 올해 가장 많은 투자자가 선택한 퇴직연금 펀드는 KB자산운용이 운용하는 ‘KB퇴직연금배당40펀드’다. 올해 퇴직연금 펀드에 유입된 8144억 원 가운데 2471억 원(30.34%)이 이 펀드로 몰렸다. ‘미래에셋퇴직플랜글로벌다이나믹자 1(채권)종류C’(925억 원)와 ‘이스트스프링퇴직연금인컴플러스40자[채혼]클래스C’(699억 원), ‘신영퇴직연금배당채권자(채혼)C형’(626억 원)에도 각각 500억 원 이상의 자금이 들어왔다.

‘KB퇴직연금배당40펀드’가 주목받고 있는 건 설정 이후 매년 빠짐없이 수익을 낸 덕분이다. 2006년 1월 설정된 이 펀드의 누적 수익률은 9일 기준 130.39%에 이른다. 지난해 수익률도 10.45%로 동일 유형의 퇴직연금펀드 가운데 가장 좋았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퇴직연금펀드는 투자기간이 10년 이상의 장기 상품인 만큼 ‘복리의 마법’이 가장 크게 작용하는 상품”이라며 “3년 이상 꾸준히 상위권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펀드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KDB대우증권은 최근 축구선수 차두리와 ‘당신의 인생을 바꿀 피트니스가 온다’는 문구를 집어넣은 티저 광고(회사명 등을 일부러 가려 소비자의 궁금증을 유발하는 광고)를 시작했다. 사실 이 광고는 연금도 피트니스 하듯 꾸준히 관리해야 건강한 자산을 축적할 수 있다는 의미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차두리가 놀라운 체력을 유지할 수 있는 건 체계적인 피트니스 관리를 받았기 때문”이라며 “개인연금도 꾸준히 관심을 갖고 관리해 더 풍족한 노후생활을 위한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