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요호에는 일본 국기가 게양되어 있었는데 왜 포격을 했는가.” 1876년 1월 일본은 국기 문제를 내세워 우리에게 강화도조약 체결을 요구했다. 그때 우리 조정은 근대적 개념의 국기에 대해 모르고 있었다. 1882년 8월 9일 수신사 박영효 등이 일본으로 가는 배에서 태극사괘 도안을 담은 기를 만들었다. 현재의 태극기는 1949년 10월 대한민국 국기로 공표됐다.
▷요즘 태극기에 대한 설왕설래가 많다. 박근혜 대통령이 영화 ‘국제시장’의 국기 하강식을 거론하며 애국심을 강조하자 좌파 진영에서 ‘구시대적 발상’이란 비판을 쏟아냈다. 최근 3·1절을 앞두고 행정자치부가 태극기 게양 캠페인과 함께 법 개정에 나선다는 보도가 나왔다. “군사정부 시절로 회귀하자는 것이냐” “태극기 다는 운동까지 문제를 삼는가”로 목소리가 엇갈렸다. 태극기는 정권 아닌 나라 사랑의 상징물이다. 태극기 게양이나 국민의례를 놓고 정치적 공방을 펴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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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석 논설위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