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이 만난 음악치료사 박하나 씨
박하나 음악치료사(가운데)를 만난 서울신도림초 5학년 최서연 양(왼쪽)과 경기 당촌초 4학년 전수민군. 두 초등생이 음악치료에 사용되는 악기를 들고 포즈를 취했다.
이런 마술 같은 힘을 가진 음악을 이용해 마음의 상처를 치료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음악치료사’. 음악치료사는 음악을 통해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안정시켜 주거나 예술적인 감성을 키워 주기도 한다.
최근 서울신도림초 5학년 최서연 양과 경기 당촌초 4학년 전수민 군이 서울 용산구에서 음악치료사 박하나 씨(33)를 만났다.
북 흔드니 파도소리 쏴아∼
음악을 좋아하는 전 군이 “음악치료사는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가요”라고 물었다. 박 씨는 “말보다 음악으로 사람의 마음을 위로하는 사람”이라고 답했다.
음악으로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위로할까? 박 씨는 두 어린이에게 음악교구인 오션 드럼(Ocean Drum)을 만져보게 했다. 작은 쇠구슬들이 빼곡히 들어있는 북을 흔드니 ‘쏴아’ 파도소리가 났다. 초등생들은 “잔잔한 파도소리 같아 계속 들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신기해했다.
노래의 가사를 바꿔 부르며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고 표현력을 키우기도 한다. 박 씨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음악 프로그램인 ‘가사 바꿔 노래하기’에 대해 설명했다.
“‘얼굴 찌푸리지 말아요’라는 동요를 아나요? ‘얼굴 찌푸리지 말아요’라는 가사 뒤에 ‘모두가 힘들잖아요’라는 내용이 오지요. 이 부분을 ‘엄마가 잔소리 할 때도요’와 같이 자신의 상황에 맞게 바꿔 부르면 속마음을 표현하면서 재밌게 노래할 수 있지요.”(박 씨)
음악치료는 어떤 과정을 거쳐 이뤄질까? 박 씨는 “우선 음악치료를 받는 사람이 어떤 문제를 겪는지 파악해야 한다”면서 “그 사람에게 꼭 맞는 치료 방법을 정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계속해서 손의 살갗을 뜯어내는 잘못된 습관이 있는 사람에게는 음악의 리듬에 맞춰 손뼉을 치게 해 손을 다르게 쓰는 법을 가르쳐 주는 것. 자신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마음이 부족한 초등생에게는 오카리나를 활용해 음악치료를 하기도 한다. 음을 완벽하게 소리 낼 수 있게 가르치기보다는 자유롭게 불어보게 한 후 “너만의 소리를 만들었다”며 칭찬해준다. 칭찬을 받은 학생은 큰 성취감을 느끼게 된다.
사랑으로 환자를 대해요
최 양이 “음악치료사로 일하면서 힘든 점은 없나요”라고 물었다. 박 씨는 “음악치료는 약물치료와 달리 효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는다”면서 “하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음악치료를 하다 보면 조금씩 나아지는 사람이 있어 힘이 난다”고 말했다.
“음악치료사에게 꼭 필요한 자질은 남을 사랑하는 마음이에요. 그래야 ‘환자가 가진 마음의 상처를 꼭 치료해줘야겠다’는 열정이 생기지요.”(박 씨)
음악치료사가 되려면 대학에서 음악과 관련된 공부를 한 뒤 보건복지부에서 인정하는 음악치료사자격증을 취득해 병원이나 사회복지기관에서 일할 수 있다.
글·사진 윤지혜 기자 yo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