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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국 자리에 호텔-커피숍 들어선다

입력 | 2015-01-30 03:00:00

30일 131년만에 첫 투자설명회
우편물량 대폭 감소로 위기감… 부동산 임대-지역특산품도 판매




지난해 9월 서울 광화문우체국 1층 일부가 커피 전문점으로 바뀌었다. 우편창구로 쓰던 공간 가운데 224m²(약 68평)를 떼어내 민간 사업자에게 임대한 것. 하루 평균 500여 명이 이용하는 이 커피숍에서 우체국이 얻는 임대 수입은 연간 5억2800만 원이다.

이런 ‘우체국 속 카페’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우체국 자리에 앞으로 특급 호텔이나 고급 레스토랑, 커피숍 등이 들어서게 된다. 또 휴대전화나 컴퓨터, 지역 특산품 등도 우체국에서 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체국의 대변신이다.

김준호 미래창조과학부 우정사업본부장(사진)은 29일 “전국 3500여 개 우체국과 3028만 개의 주소 자료 등을 활용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우정사업본부는 이를 위해 30일 오전 서울 중앙우체국 대회의실에서 투자설명회를 개최한다. 우체국이 민간 사업자들을 상대로 투자설명회를 개최하는 건 1884년 우정총국 설립 이후 131년 만에 처음이다. 대한항공, 삼성전자, 대우산업개발 등의 대기업들이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정사업본부가 사상 첫 투자설명회에 나서는 것은 위기감 때문이다. 이메일과 메신저 이용이 많아지면서 2002년 55억 통이었던 우편물량이 지난해 43억 통으로 22% 감소했다. 우체국도 우편, 예금, 보험을 넘어서는 새로운 사업을 발굴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우정사업본부의 가장 큰 자산은 전국 3500여 개 우체국이다. 특히 수도권 우체국은 역세권에 많다. 김 본부장은 “우체국의 입지와 민간 사업자의 창의성이 결합하면 큰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를 내비쳤다. 우정사업본부는 서울 용산우체국, 서울 양천우체국, 경기 성남우체국 등을 재개발이 가능한 우체국으로 꼽고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우체국을 민간 사업자와 함께 호텔이나 업무 공간 등으로 개발하면 상당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새 건물을 짓는 작업이 어려운 우체국은 유휴공간을 최대한 활용해 민간에 임대할 방침이다. 우정사업본부는 올해 전국 168개 우체국에서 이 같은 임대 사업을 먼저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외에도 우정사업본부는 중소기업들과 문구, 전자제품, 웨딩 및 여행상품, 휴대전화 액세서리 등의 판매제휴도 계획하고 있다. 우체국 고객 데이터베이스(DB)를 활용한 상품판매 마케팅, 물류망 공동활용, 스마트우표 제작, 무인물류 시스템 구축 사업도 검토 중이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