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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 오리새끼서 백조로 변신한 김영권

입력 | 2015-01-27 06:40:00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슈틸리케호 중앙 수비…무실점 행진 주역
이라크전 쐐기골…월드컵 트라우마 털어

어느 순간 물음표가 따라붙었다. 2012런던올림픽 동메달의 주역으로 ‘제2의 홍명보’라는 수식어가 붙은 전도유망한 수비수였지만, 영광은 길지 않았다. 김영권(25·광저우 에버그란데·사진)이 그랬다. 2014브라질월드컵 참패로 ‘미운 오리새끼’로 전락했다.

특히 무기력한 플레이로 2-4로 패한 알제리와의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 이후 국제축구연맹(FIFA) TV 인터뷰에선 자책의 눈물까지 보였다. 그럼에도 차갑게 식은 여론을 되돌리진 못했다. 이후 그가 A매치에 출전할 때면 우려의 시선과 함께 온갖 비난이 쏟아졌다. 브라질월드컵 이후 치러진 평가전 시리즈 내내 가시방석이었다.

그래도 A대표팀 코칭스태프는 김영권에 대한 신뢰를 거두지 않았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그를 믿었다. 김영권은 2015호주아시안컵 최종엔트리(23명)에 이름을 올렸고, 26일 시드니에서 열린 이라크와 4강전까지 4경기에 나섰다.

55년만의 아시아 정상 문턱으로 향하기 위해 반드시 이겨야 했던 운명의 한판. 김영권은 베테랑 수비수 곽태휘(34·알 힐랄)와 짝을 이뤄 한국 문전에 단단한 자물쇠를 채워 무실점 연승을 이어가는 데 단단히 한몫했다.

공격에서도 ‘큰 일’을 해냈다. 1-0으로 앞선 후반 5분 이정협(24·상주상무)이 가슴 트래핑으로 흘려준 볼을 왼발 발리슛으로 연결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남다른 장점인 강한 왼발 킥 능력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6개월간 그를 짓눌렀던 ‘월드컵 트라우마’를 털어내고 주장 기성용(26·스완지시티)을 꼭 끌어안은 김영권은 마치 모든 것을 가진 듯한 표정이었다. 월드컵 알제리전 직후 “너무 후회스럽다”며 도망치듯 경기장 믹스트존을 빠져나갔던 그는 이제 또 다른 도약의 출발선에 섰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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