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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신라왕릉 2월부터 5년간 순차 재발굴할 것”

입력 | 2015-01-21 03:00:00

김영나 국립중앙박물관장 간담회
대부분 일제강점기 때 발굴…정확한 조사보고서 없어




김영나 국립중앙박물관장(왼쪽)이 20일 서울 용산구 중앙박물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전시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국립중앙박물관이 다음 달부터 2019년까지 금관총 등 경주의 신라 왕릉을 다시 발굴한다. 일제강점기 때 처음 발굴 조사한 신라 왕릉을 광복 70주년을 맞아 우리 손으로 직접 발굴하겠다는 취지다.

김영나 국립중앙박물관장은 20일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국립경주박물관과 손잡고 금관총을 발굴 조사해 제대로 된 조사보고서를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관총의 경우 1921년 우연히 발견된 뒤 학자들이 오기 전에 일반인들이 유물을 대거 수습하는 바람에 부장품의 위치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박물관 관계자는 “당시 일본 학자들이 쓴 약식 보고서는 식민 지배를 정당화하려는 논리 위주로 작성돼 오류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박물관은 이후 서봉총, 황남리 고분군, 금령총, 식리총 순으로 매년 한 개씩 왕릉을 재발굴한 뒤 보고서를 낸다.

김 관장은 “올해는 중앙박물관이 경복궁에서 서울 용산으로 이전한 지 10주년이 되는 해”라며 “이를 기념해 미국과 유럽, 일본, 중국 등의 고대 불교조각 150여 점을 들여와 ‘고대불교조각대전’을 9월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때 국보 78호와 국보 83호로 지정된 금동반가사유상 두 점을 동시에 전시하기로 했다. 현재 두 불상은 수장고와 전시장을 오가며 교차 전시되고 있는데 용산으로 옮긴 뒤 한꺼번에 전시되는 것은 처음이다.

서양미술사를 전공한 김 관장이 올해 전시하기 위해 의욕적으로 추진한 ‘르네상스 특별전’은 일단 무산됐다. 김 관장은 “최근 이탈리아의 정권 교체로 주요 박물관장들이 자리를 떠나면서 최종 결정이 내려지지 않고 있다”며 “올해와 내년은 힘들고 2017년 전시를 다시 추진하겠다”고 했다.

기자간담회를 마치고 김 관장은 기자들을 데리고 박물관 3층에 있는 금속공예관을 찾았다. 박물관은 최근 삼성전자의 후원을 받아 반사율을 크게 낮춘 특수유리를 설치해 놓았다. 김 관장은 “일반 유리보다 10배가량 비싸지만 전시물을 시각적인 장애 없이 생생하게 관람할 수 있다”며 “도쿄국립박물관도 모든 전시장에 이 특수유리를 썼다”고 설명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